◎경수로 타결과 맞춰… 9·10월까지 행사 집중될듯북한이 김일성시신의 처리문제를 사후11개월여만에 발표한 것은 북한 권력승계일정이 공식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12일자로 노동당중앙위·당중앙군사위·국방위원회·정무원등 권력기관이 총망라돼 연명한 결정서에서 금수산 의사당을 「금수산 기념궁전」으로 최고성지로 삼고 김일성시신을 이 궁전안에 영구 안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8일 김일성사망후 오리무중에 있던 권력승계작업에서 최초의 구체적인 신호탄이 나온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북한측은 이번 발표를 콸라룸푸르에서의 북·미준고위급회담 타결직후에 맞추어 내놓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북한권력승계와 핵협상이 불가분의 연계관계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측은 이번 북·미회담에서 과거와는 달리 타결을 서두르는 태도를 보여왔다. 북한이 일본측으로 부터의 쌀도입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우리측으로부터의 쌀도입 교섭에 대해서도 종전과 달리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등이 모두 이같은 권력승계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월8일 김일성사망1주기를 전후한 시점으로부터 수개월간은 권력승계행사가 집중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이같은 시점을 앞두고 미국등과의 긴장국면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경수로공급의 타결, 식량사정 해결등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업적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통일원등의 예상에 의하면 오는8일 사망1주기는 김일성묘역인 금수산기념궁전의 성역화와 안치식등의 추도행사가 개최되고 권력승계의 대략적인 구도가 선포된다. 이 직후 최고인민회의 제10기대의원 6백70여명을 선출하는 전국규모의 선거가 열리고 새로 구성된 최고인민회의는 제10기1차회의를 소집, 공석중인 국가주석을 선출한다. 당은 이에앞서 당중앙위 전원회의, 또는 지난80년 6차대회이후 한번도 소집되지 않았던 전당대회를 소집해 최고권좌인 당총비서직, 그리고 당중앙군사위원장등을 뽑는다는 수순이다. 이같은 과정에서 북한의 당정및 군부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 권력승계작업은 마무리되는 셈이다. 권력승계의 결과 전모가 드러나는 시점으로서는 오는9월9일 국가창건50주, 또는 10월10일 당창건50주등의 유력한 계기로 꼽히고 있다.
국가주석과 당총비서직 모두에 김정일이 추대될 지여부에대해서는 아직 이론이 많다. 일각에서는 형식적 국가원수인 국가주석에는 당정의 원로등 제2의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북한권부가 일단 「매장」대신 「보존」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김일성 생전의 정책을 답습하겠다는 것과 아직은 권력유지에 김일성의 후광이 필요하다는등의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어떤 경우든 김일성사망후 동결돼왔던 한반도주변구도의 재편성작업이 안팎에서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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