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뒤늦게 자신의 무지탓하며 가슴쳐서울지검 형사6부는 13일 대구의 고교생 김모(16)군을 전산망 보급확장과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김군은 사설 컴퓨터통신(BBS)을 개설해 놓고 회원들에게 음란프로그램을 전송, 판매해오다 적발됐다.
김군은 지난해 아버지를 졸라 486DXE 컴퓨터를 구입하고 전용전화까지 설치했다. 트럭운전사인 아버지에게는 큰 지출이었지만 반에서 성적 5등이내에 드는 우등생 아들이 『공부에 필요하다』고 하는 바람에 기꺼운 마음으로 부담을 감수했다.
그러나 게임과 컴퓨터 통신에도 시들해진 김군은 『용돈을 벌겠다』는 엉뚱한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알파(ALPHA)라는 이름으로 사설BBS를 만든 김군은 천리안 게시판에 광고를 내 2백여명의 회원을 모은뒤 5천원씩의 월회비를 받아 음란물과 불법복제 게임프로그램을 공급했다.
짭짤한 벌이에 재미를 붙이면서 김군은 아예 회원의 ID(회원번호)와 비밀번호를 이용, 음란비디오테이프 판매사기에 나섰다. 김군은 천리안게시판에 광고를 낸 뒤 구매희망자들에게 온라인으로 대금 23만원만 받은채 물건은 보내주지 않았다가 돈낸 이들의 항의로 단속에 걸려들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매일 밤을 새우며 「공부」하는 아들이 혹시 몸이라도 축날까봐 늘 안스럽기만 했던 부모는 그제서야 컴퓨터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탓하며 가슴을 쳤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1천개이상의 사설BBS가 있는데 절반 정도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이중 상당수는 음란물과 불법복제프로그램 시장이 되고 있다』고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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