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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공명” 마음은 “표밭”(6·27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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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공명” 마음은 “표밭”(6·27 눈)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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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상오 대구 중구 대구YMCA 3층 강당에서는 대구 공선협 주최로 「6·27 지방자치선거 후보자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이 열렸다.광역·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후보를 대상으로 한 서약식에는 대구시장 후보 5명 전원등 40명이 바쁜 유세일정에도 참석, 공명선거를 다짐했다. 일부 후보는 예정시간보다 20분이나 앞선 상오8시40분에 도착하는 열의도 보였다.

후보들은 「일체의 금품·향응제공과 기부·매수행위를 하지 않는다」는등의 공명선거실천 서약문을 진지한 표정으로 낭독했다. 서약식장 벽에 마련된 스티커부착판에 「투표참여 금품향응거부 선거부정고발」이라는 내용의 스티커를 붙일 때는 「뭔가 다르구나 」하는 신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 후보들은 몸은 서약식장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참석후보도 당초 참석을 통보한 89명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일부 참석자는 서약식 도중이나 끝난뒤 도착하는 무성의를 보였다. 일부 후보는 후보자가 와야 할 자리에 대리인을 보내 공명선거의 다짐보다는 일선 표밭에서의 표 훑기에 정신이 팔려있음을 드러냈다.

한 시의원 후보는 서약식장을 얼굴알리기 마당으로 생각했는지 카메라 플래시가 시장후보에게 집중되자 『우리는 들러리냐』며 주최측에 격렬하게 항의, 식순 마지막 후보소개는 광역의원부터 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한 시장후보는 서약식장을 아예 유세장으로 착각했는지 소개도중 큰절을 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서약식장을 유세장으로 착각한 듯한 일부 후보들의 모습은 마치 염불보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때문에 이날 자리를 마련한 공선협의 공명선거다짐 취지도 그만큼 퇴색시킨 것은 물론 남은 선거 일정을 걱정스럽게 했다.

공명선거는 유권자들이 표만을 의식하는 후보를 심판해야 이룩할 수 있는 시민의 몫임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행사였다.<대구=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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