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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디지털 무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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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디지털 무비」 만든다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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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세트 필요없고 컴퓨터로 촬영·조명·편집까지”/선사­미래 넘나드는 본격SF영화 「제네시스」/캐릭터는 실제배우 바탕… 내년 상반기 개봉배우도 세트도 필요없다. 컴퓨터로 영화를 만든다. 감독은 컴퓨터 안에 가상의 세트를 만들어놓고 가상의 배우에게 연기를 시킨다. 미래의 해저도시와 눈내리는 거리도 상상 그대로 만들어 낸다. 마치 게임을 하듯 컴퓨터 안에서 촬영·조명·편집까지 완성한다. 「알라딘」 「인어공주」등의 2차원 만화영화와는 달리 입체감, 사실감도 보통의 영화 못지 않다. 이렇게 필름없이 만드는「디지털 무비」가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다. 성인용 만화영화 「블루 시걸」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던 (주)다센 엔터테인먼트가 디지털 무비 「제네시스」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획하여 약30%가 진척된 「제네시스」는 2013년 미래도시 서울에서 출발, 3백만년전의 선사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본격 SF영화. 인류학자인 주인공이 선사시대 지구상에 존재했던 고도의 과학문명을 탐사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 미래 해저도시에서 대기권 밖 우주로, 다시 선사시대 공룡의 정글 속으로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간적 배경이 거대하고도 화려하다.

이런 대규모 SF영화를 직접 촬영하여 만들려면 미래도시 세트, 수중촬영, 우주장면을 위한 컴퓨터 그래픽, 해외 로케이션 등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실제로 「스타워즈」, 「스타게이트」등 비슷한 개념의 미국영화들이 각각 3백억원과 4백억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비해 2시간짜리 영화 전편을 컴퓨터로 만드는 「제네시스」는 해외 수출을 위한 홍보 비용을 포함하여 30억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된다.

다센의 자회사로 컴퓨터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패러다임사의 엄태평 이사는 『예산절약과 기술축적을 위해 3차원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자체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만든 「디지털 무비 스테이션(DMS)」은 값비싼 컴퓨터 장비를 갖추지 못한 국내 업체들도 PC에서 고난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다.

「제네시스」의 제작팀은 DMS를 이용,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실제 배우를 바탕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최민수를 캐스팅한다면 그의 갖가지 표정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액션을 만들고 목소리 연기만 최민수가 한다.

관객은 컴퓨터가 만든 차가운 느낌의 캐릭터 대신 친숙한 배우를 만나게 된다. 김정진 감독은 『컴퓨터 냄새가 나지 않는 세련된 SF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제네시스」팀은 내년 상반기 개봉에 맞춰 인형, T셔츠 등 캐릭터 상품과 컴퓨터 게임, CD롬 카탈로그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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