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정원식/지하철 이용 직접 시민접촉/난지도 민원청취·두차례 연설 가져아침 6시. 민자당 정원식 서울시장후보는 12일에도 평소와 같이 정확히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11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TV토론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채 풀리지 않았지만 빡빡하게 짜여 있는 하루일정을 생각하며 자리를 정리했다. 더구나 이날은 대중연설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20여분간 실내운동기구로 가볍게 몸을 풀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뒤 집을 나선 것은 7시30분. 관훈동 선거사무소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여동안 승용차 좌석에 깊이 몸을 묻고 첫 대중연설의 내용과 형식을 구상했다.
곧 선거사무소에 도착, 보좌관들과 하루일정을 재점검한 그는 연설에 필요한 충고에 귀기울였다. 『무엇보다 목을 아끼십시오』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르실 필요없습니다. 힘이 있되 알맞은 톤으로 말의 악센트에 신경을 쓰세요』 스스로도 생각은 했지만 측근들의 애정어린 주문은 결코 듣기 싫지 않았다.
구수회의가 끝난뒤 첫 일정인 난지도로 향했다. 10시부터 30여분간 난지도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한뒤 바로 첫 연설장소인 홍익대앞 철도부지로 향하면서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었다. 1천여명의 유권자가 모인 연설회에서 정후보는 평소와 달리 서울시 정책에 대한 정부와 시의 태도를 강경하게 비판했다.
12시10분. 종각옆 한 음식점에서 보좌관들과 함께 상오 연설을 평가하며 설렁탕으로 간단히 점심을 마쳤다. 긴장한 탓인지 밥맛은 별로 없었다.
다음 유세장인 청량리역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했다. 될 수 있으면 시민들과의 직접 접촉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일일이 승객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하철 부채문제 해결방안등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전달했다.
하오 2시20분쯤 시작된 연설에선 걱정했던 사태가 발생했다. 정후보의 목소리가 잠기기 시작한 것이다. 보좌관들과 동행한 부인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역력했다. 연설전에 마신 살구기름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몸에 이상이 왔지만 마음놓고 휴식을 가질 수는 없었다. 3시30분에 선거사무소에 도착, 30여분간 휴식을 취한뒤 곧바로 미국 LA의 한인방송인 FM 서울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당 보건복지분과위에 참석해 간단히 인사를 해야 했다.
다시 보좌관들과의 구수회의. 하루일정을 평가하고 다음날 일정을 점검하는 회의는 저녁식사자리까지 이어졌다. 집에 도착한 것은 10시. 목과 몸의 피로를 생각해 일찍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내일 연설원고를 점검하고 몸을 뉘인 것은 벌써 12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민주당 조순/난생처음 명동서 대중연설/박수근 전서 신림시장까지 “6to11”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다』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후보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12일을 보낸 소감이다.
조후보는 이날 평소보다 30분 늦은 상오 6시께 눈을 떴다. 간밤에 MBC토론회관계로 새벽 1시30분에야 집에 왔기 때문이다. 마당에 나가 맨손체조를 한뒤 30분간 요가로 몸을 풀었다. 대학교수시절부터 거르지 않았던 새벽의 관악산 약수터찾기는 오늘도 못했다. 이어 지방선거 관련기사로 꽉찬 조간신문들을 훑어보았다.
여의도 선거캠프에 도착한 시간은 상오 9시30분. 배기선 비서실장이 기다렸다는듯 집무실로 따라들어와 상황보고를 했다. 보고가 끝난뒤 자원봉사자들의 어깨를 한번씩 채 두드려주기도 전에 배실장이 『늦습니다』며 나갈 것을 재촉했다. 승용차를 타고 청와대옆 사간동의 현대화랑을 찾았다. 박수근 작품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간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문화예술인 10여명과 함께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까지 걸어갔다. 미술관에서는 오랜만에 붓을 잡아 「정자정야」(정치를 하려는 자는 곧아야 한다)라는 휘호를 썼다.
인사동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뒤 하오 1시20분 첫 정당연설회가 열린 명동으로 이동했다. 당초 일정에는 없었으나 정치에 처음 입문한 입장이라 거리유세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곳에서 조 후보는 첫 대중연설을 했다. 평생동안 몸에 익은 강의와는 스타일이 전혀 달라 대중연설이 여전히 어색하건만 참모들은 『첫 연설치고는 아주 잘했다』고 격려했다.
조 후보는 명동유세를 끝낸뒤 다시 관악구 신림극장앞의 후보연설회장으로 이동했다. 평생을 살아온 동네 앞마당에서의 연설회여서인지 조금전의 명동유세보다는 부쩍 자신감이 붙은 표정이었다. 서울대학생들과 민주당지지자들이 많이 몰려와 『포청천만세』를 외치자 목청도 더 높아졌다.
이곳에서의 연설을 끝내자 벌써 하오 5시가 넘었다. 그러나 조후보는 바로 옆의 신림시장을 돌며 악수운동을 했다. 저녁 7시가 넘어섰으나 조 후보는 시장상인들과 장바구니 아주머니들과 얘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것같았다.
배실장이 『오늘은 첫날이니 이만 하시죠』라고 권하자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집에 돌아온뒤 혼자 서재에서 앞으로 남은 14일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까를 골똘이 생각하다 밤 11시께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무소속 박찬종/출근길 한강대교 즉석유세/노량진여의도등 찾아 지지호소도
무소속 박찬종 후보는 11일 상오 한강대교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바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아침 유세를 대부분 서울의 남과 북을 잇는 다리에서 가질 계획이다.
이날 상오 7시30분께 한강대교 중지도에 도착한 박후보는 1백50인치 대형화면을 갖춘 「멀티큐브」를 세워놓고 차를 타고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겼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지지를 표시했다. 시민들과 간간이 몇마디 대화를 나누기도 한 박 후보는 『교통혼잡으로 덕보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미처 몰랐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한 박 후보는 상인 수백명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그는 시장 건물안에서 핸드마이크를 들고 의자위에 올라서서 20여분동안 즉석유세를 갖고 『특정 정치인의 꼭두각시 시장이 아니라 시민의 눈치를 보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해 상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박 후보는 이날 낮 여의도백화점 부근 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러나온 회사원들을 상대로 유세를 가졌다. 이 유세에서는 젊은 청중들을 의식, 『나이도 젊고 생각도 젊은 후보를 지지해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자』고 강조했다. 박후보는 자신이 「독불장군」이라는 비판적 견해를 의식, 『나 때문에 일부 정치인들이 불편을 느끼는 것을 「독불장군」이라고 표현한다면 수백번이라도 그런 독불장군이 되겠다』고 변명했다. 박후보는 연설을 끝낸 뒤 인근 회사 창문에서 유세를 지켜보는 회사원들에게도 손을 흔들며 관심을 표시했다. 여의도 유세에는 서훈 의원과 박 후보의 모친 정현수(82)씨가 나와 지켜봤고, 뉴욕타임스등 외신기자들도 몰려들어 서울시장선거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여의도 유세가 끝난뒤 사무실에서 휴식을 잠시 취하고 「서울시정」에 대해 한시간 가량 관련자료를 검토한 뒤 하오 7시에는 노량진역앞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개인연설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유세를 마치고 무교동사무실로 돌아와 참모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13일의 유세전략을 논의했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선거참모들에게 『오늘 수고 많았다』며 격려를 잊지않았다. 그는 이어 피곤한 기색도 없이 자원봉사자들과의 친목모임에도 참석, 몇가지 지침을 주고 밤12시가 훨씬 지나 방배동자택으로 들어서자, 모친이 반갑게 맞았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