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도시나 공단주변의 하천이 되살아나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치고 수초들도 춤춘다. 뿐만 아니라 도농을 가릴것없이 대기수준이 대폭 개선되어 주민들이 항상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일상생활을 즐긴다. 환경부는 12일 세계화추진위보고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21세기환경비전」을 밝혔다. 지금 우리가 뼈저리게 겪고 있는 환경파괴의 폐해를 감안할 때 꿈같은 얘기가 아닐 수 없다.수도서울의 수돗물은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식수부적격판정을 받았었고 주한외국인들은 서울에서의 아침조깅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며 이를 만류한지 오래다. 산성비가 농도를 더하고 있지만 대책이란 없다. 가중되는 자동차매연으로 각종 질환이 급증하고 있음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수도서울 뿐만이 아니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뒤늦게나마 이러한 청사진이 제시된 사실만으로 다행스럽게 여기는 우리다.
21세기 환경비전은 그밖에도 앞으로 10년동안에 전국하천구간의 95% 이상을 상수원급수로 개선하며 하수처리율을 지금의 42%에서 80% 수준으로 높이고, 아황산가스농도도 대폭 낮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는 개발과 성장일변도의 국가관리방식이었던 것을 앞으로는 환경중심의 관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잃은 맑은 물과 공기를 되찾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건강한 환경공동체를 이룩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과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보고에서도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동안 총60조원의 재원이 필요함을 밝혔다. 공공분야에서만 33조원, 민간기업이 27조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과연 이 계획이 쉽사리 이뤄질 수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우리 국민의 환경에 대한 의식수준은 아직까지도 후진국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무지개빛 청사진이라 한들 이같은 여건과 상황에서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겠느냐 하는 의문이 앞을 가리는 것이다.
이런 현실과 의문을 박차고 환경개선에 조금이라도 성과를 올리려면 일반 국민의 호응속에 정부의 확고하고 강력한 의지와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맑은 물, 맑은 공기, 쾌적한 환경을 마다할 국민은 없다. 하지만 이런 비전을 일과성이나 한때의 구호로만 남용할 때 우리 환경을 되살릴 기회란 영영 잃게 된다.
세계의 환경선진국들은 이미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지금의 우리와 같은 시련과 고통을 극복한 후 오늘의 환경수준을 이룩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개발에 앞서 환경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정책의 과감한 전환과 지속적 실천노력이 없으면 이 계획들도 공염불에 그칠 뿐임을 알야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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