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한 객관성유지 등 「TV정치」 새 가능성 제시/과거사·색깔론 집착한 보충질문은 아쉬움사상 처음 열린 후보자의 TV정치토론인 만큼 세 후보는 물론, 진행자도 흥분과 부담을 함께 느꼈을 것이다. 까다로운 선거법, 방송위원회의 선거방송 심의도 의식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11일 방송된 「서울시장 후보 MBC TV 대토론」은 이같은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었으나, 몇가지만 보완한다면 우리의 「TV 정치문화」가 충분히 꽃을 피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우선 시청자의 높은 관심이 TV토론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디어 서비스 코리아(MSK)조사 결과 이날 토론은 27.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른 프로들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은 TV토론이 선택에 도움이 되길 희망했다.
엄격한 시간배당과 사회자 발언 때 대형화면을 분할해 3명의 후보얼굴을 나란히 비춰주기까지 하는 객관성 유지, 사회자의 깔끔한 진행, 후보자의 성의있는 대답과 원만한 토론, 시청자의 궁금증을 신속히 처리하는 기술까지 외형상으론 흠잡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외형적인 균형과 냉정함이, 즉 질문까지 강약을 똑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TV토론의 성과를 흩트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내용에 관계없이 무조건 2분30초 이내로 제한된 답변시간은 비록 보충질의를 통해 보완되기는 했지만 시청자들로 하여금 중요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보충질문자가 미흡한 답변을 보완하기 보다는 날카로움을 보이려는 욕심에서 과거사나 색깔론에 집착한 인신공격성 질문(정원식 후보의 평양방문시 만취설, 박찬종 후보의 잦은 반성, 조순 후보의 대인관계)을 남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TV토론은 유권자에게 보다 편하고 객관적인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TV토론은 청문회가 아니다. 방송이 공정성에 자신이 있었다면 외형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후보들로부터 보다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움도 많은 두 시간이었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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