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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무부 수출지원센터(총성없는 전쟁/세계 무역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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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무부 수출지원센터(총성없는 전쟁/세계 무역대전)

입력
1995.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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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벌떼공격」 총지휘/범정부참여 마치 “야전상황실”/CIA함께 작년 수천건 상담지원2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멎은지 50주년이 되는 95년은 「무역전쟁」이라는 총성없는 세계전쟁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첫 해로 역사는 기록할 지 모른다.신년벽두에 지적재산권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중간의 무역전이 한숨 돌리는가 무섭게 자동차와 부품문제를 놓고 미일은 현재 서로 으르렁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는 자동차분쟁이 미일간의 분쟁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문제는 미국의 대일적자 6백57억 달러의 한 부분을 구성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분쟁의 해결은 다른 분야로 분쟁이 옮겨가는 것이지 무역전쟁의 끝이 될 수 없다. 세계 무역전쟁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대외 무역적자 1천1백77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은 미 상무부내에 「수출지원센터」를 「전쟁상황실」(WAR ROOM)로 명명한데서 살필 수 있듯 현재 처하고 있는 상황을 전쟁상황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WAR ROOM은 올들어 중국과 2개월간에 걸친 전쟁을 지휘했고 현재 일본과의 전단 지휘에 여념이 없다. 미 상무부의 「전쟁상황실」에 대응하는 일본 통산성의 통상정책국은 미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 전쟁의 「경제대본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역전쟁의 원년에 가장 첨예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사령부격인 미 상무부의 WAR ROOM과 일 통산성의 통상정책국을 각각 살펴보고 미국의 미래의 공격목표로서 향후 무역전쟁의 중심주체가 될 거대성장시장(BEMS)을 소개한다. 또한 난산끝에 탄생, 경제 강국들의 무역전쟁중에서 힘겨운 출발을 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미행정부가 추구하는 수출지상주의적 무역정책이 세계 각국과 심각한 무역마찰을 빚고 있다. 클린턴행정부는 예외없는 시장개방 원칙을 계속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의 백악관 건너편 상무부 건물내에 위치한 「수출지원센터」는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의「전쟁상황실」이다.

「전쟁상황실」(WAR ROOM)이라는 이름은 제프리 가튼 상무차관이 지어낸 말이다. 상무부 국제무역청(ITA) 소속의 수출지원센터는 무역전의 전사들인 미수출업자들의 수출작전을 총지휘하는 합참본부격이다. 여기에는 상무부 이외에 국무, 국방, 재무, 농무, 무역대표부(USTR), 교통, 에너지, 미수출입은행, 미공보처(USIA)등 소위 「무역진흥조정위(TPCC)」산하 19개 부처의 무역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실과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으며 매주 한차례씩 여기서 만나 수출전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수출전선의 공략방안을 짜낸다. 이 자리에서는 전세계에 포진하고 있는 대사관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수집한 산업관련 정보가 취합되고 분석된다.

「상황실」 유리창에 붙어있는 「무역은 모든 이의 관심사」라는 수출진흥 포스터는 다소 촌스런 느낌마저 주지만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인들의 전의를 가늠케 해준다.

상무부 상황실은 중국에 대한 16억달러어치의 항공기 판매주선에서부터 매릴랜드주 소재 「카운터 테크놀로지사」에 대한 10만달러 통신장비의 판매 알선에 이르기까지 수천건의 크고 작은 수출상담을 지원해왔다.

이렇게 해서 따낸 대형 수출계약이 지난 94년 한해 동안에만 70여건을 넘는다. 달러화로 환산하면 2백억달러 상당이고 이로 인해 생긴 일자리가 30만개나 됐다. 상황실은 같은 기간 동안 중소기업체를 위해 4천건의 계약체결을 지원했다.

미국내의 수출관련 일자리는 다른 직종에 비해 성장률이 8배나 되고 수입도 13%나 많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해외시장의 개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여기서 운영하는 「무역정보센터(TIC)」는 「1―800―USA―TRADE」라는 무료전화를 이용해 수출관련 상담을 제공한다. 이 번호를 통해 「국가무역 데이터뱅크」에 접근하게 되면 ▲수출상담 ▲각종 세미나 안내 ▲해외 수입업자 업계 대표명단 ▲해외 기업체 주관 행사내용 ▲수출금융안내 등 각종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입관련 상품별, 국가별 데이터, CIA의 국가별 정보안내, 시장동향 보고서, 외국무역업자 목록, 국가별 경제정책과 무역관행에 관한 국무부 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수록된 정보는 10만여건에 이르며 매달 개정돼 두 장의 CD 롬으로 나온다.

상황실은 또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와 연계돼 국내외 수출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2백50명의 내국인 전문가들이 73개 국내 사무소에 배치돼 있으며 69개국 1백34개 출장소에 7백여명의 외국인들이 근무중이다.

지난해에는 브라질의 상파울루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상업센터」를 세워 현지진출 미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섰으며 조만간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소속 국가들에도 14개의 「미국기업센터(ABC)」가 문을 열 예정이다.

CIA의 측면지원도 상황실의 임무수행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있다. CIA는 수출 상담과정에서 외국 경쟁사의 뇌물공세를 비롯한 불공정 관행을 탐지해 자국회사의 상담을 지원하는가 하면 외국 정보기관의 산업스파이 행위를 적발하기도 한다.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대외부패행위 금지법에 묶여 있는 동안 외국회사들은 뇌물을 통해 수출을 촉진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에게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혀왔다』면서 외국기업에 의한 부패사례를 적발하는 데 CIA가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무역전쟁의 총사령관인 클린턴은 최근 의회의 상무부 폐지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상무부의 존립 근거중의 하나로 상황실의 업적을 선전하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설사 의회가 상무부를 폐지하게 되더라도 상황실의 기능은 타부처로 이관돼 존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상황실장역 제프리 가튼 차관/닉슨이후 4개 행정부 활약 통상통/대외협상 각종 정보제공 주역도

제프리 가튼 국제무역담당 상무차관은 관계, 업계, 학계를 두루 섭렵한 통상 전문가로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상황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

직속 상관인 로널드 브라운 상무장관이 화려한 해외 나들이를 통해 외국기업과의 거액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이면에는 가튼차관의 활약이 컸다.

지난 93년 11일 현직에 취임한 가튼차관은 2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국제무역청(ITA)을 책임지고 있다.

ITA는 「무역전 상황실」을 통한 수출업자 지원이 주업무이지만 덤핑을 비롯한 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업무도 담당한다. ITA는 또 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미키 캔터 무역대표부 대표나 샬린 바세프스키 부대표 등에게 각종 통상정보를 제공해 무역협상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끄는 임무도 띠고 있다.

가튼 차관은 닉슨, 포드, 카터 등 3대 행정부에 걸쳐 무역관련 고위직을 역임했다. 그는 백악관 국제경제정책위원회와 국무부 기획참모실 부실장을 지냈다. 당시의 기획참모실장은 앤서니 레이크 현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그는 업계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79년 「레먼 브러더스」투자금융회사에 입사한 이래 84년에는 「시어슨 레먼 브러더스」의 중역으로 남미국가들의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장을 상대로 투자 자문을 담당했다.

가튼 차관은 또 아시아지역 경제에 정통한 전문가이다. 레먼 브러더스에서 일본을 담당했고 아시아지역 투자금융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가튼 차관은 이어 91년 「블랙스톤 그룹」의 경영이사로 국제금융, 합병 및 매수업무를 지원했다.

차관직에 임명되기전에는 뉴욕시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금융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미국 일본 독일 등 3국관계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한 「차가운 평화―미 일 독의 주도권 다툼」이 있다.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하고 존스 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68∼72년 육군대위로 복무한 경험도 있다.

가튼차관은 94년 1월 소위 「거대발전시장(BEM)」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 수출전략을 입안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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