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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과 서울입김/고태성 정치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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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과 서울입김/고태성 정치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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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간 준고위급회담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국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이 결정적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콸라룸푸르의 관심은 회담 자체보다는 오히려 서울에서 진행중인 한미협의에 쏠려있다.미측은 한국형경수로의 채택과 경수로사업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우리측입장을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꼬리표를 달아 북측에 전달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0일 사흘만에야 공식회담 재개에 동의하는등 당황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때 「국외자」신세였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우리정부의 의지가 먹혀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미 양국이 공히 경계해야 할 대목도 눈에 띈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미국등 특히 서방언론들을 통해 회담의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한국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북·미간 합의는 이미 끝났고 미국이 한국을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제3자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은 미측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미측은 회담초반부터 원칙과 정치적 명분을 강조해온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다소 어긋나게 매우 실용주의적 접근방식으로 회담에 임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거래(GOOD DEAL)가 안될 바에야 다소 불완전한 거래(BAD DEAL)가 거래가 아예 없는 것(NO DEAL)보다는 낫다는 발상이다.

북측은 이러한 미측의 태도를 최대한 활용, 10일에도 회담이 끝난뒤 『양측은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주장, 또다시 회담결과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콸라룸푸르 회담에 우리의 목소리가 실리기 시작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콸라룸푸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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