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국 지위 박탈” 으름장도세계무역기구(WTO) 금융서비스협상이 최종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한미 양국은 금융시장 개방폭에 대한 견해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대폭적인 금융시장 추가개방을 골자로 한 (수정)양허안을 WTO에 이미 제출했는데도 불구, 미국측은 『보다 흡족한 개방일정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최혜국(MFN)지위를 박탈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금융서비스부문 고위급협상에 참석한후 최근 귀국한 신명호 재정경제원제2차관보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국가들은 지난달 제출된 우리측 수정양허안에 대해 상당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추가적 개방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WTO 금융서비스협상은 이달말로 6개월 협상시한이 만료되는데 각국은 이에 앞서 15일까지 최종양허안을 제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종협상」으로 알려졌던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개방마찰이 워낙 큰데다 아예 양허표를 제출하지 않은 나라도 있어 각국은 오는 26∼28일께 다시 마지막 고위급 협상을 가질 예정이며 최종양허안 제출시기도 협상시한 임박시점까지 최대한 늦춰질 전망이다. 일부에선 『WTO 금융서비스협상은 시한내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신차관보는 『예정대로 6월말까지 협상을 끝내 내년 7월 정식 발효하자는 공감대는 확인됐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WTO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외국은행 신용카드업무허용과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은행 지분참여 인정등이 담긴 수정양허안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측은 ▲외국은행지점에 대한 본점자본금 인정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철폐 ▲보험브로커제도 허용등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개방압력을 넣고 있다.
현재 미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들이 만족스러운 개방계획을 내지 않을 경우 ▲WTO협정에 조인하지 않고 ▲국가별 개방정도에 따라 최혜국대우를 선별적용하며 ▲쌍무협상을 통해 시장개방요구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의회측은 이같은 의사관철을 위해 「금융서비스 공정무역법안」을 제정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 『추가양허안 제출여부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행정부와 의회에 경쟁적으로 감도는 대외개방압력 강화기류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로선 이미 제출했던 양허표이상의 추가개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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