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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치오 「데카메론」/신랄한 풍자로 중세사회 고발(고전여행: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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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치오 「데카메론」/신랄한 풍자로 중세사회 고발(고전여행:11)

입력
199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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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곡」별칭 이 고전산문 본보기/유럽 르네상스문학에 큰 영향홀대받던 이탈리아어 문학을 고대 고전문학의 위치와 수준으로 끌어 올린 보카치오(1313∼1375)는 흔히 단테, 페트라르카와 함께 르네상스시대의 3대 인문주의자로 불린다. 그의 대표작 「데카메론」은 단테의 「신곡」에 빗대어 「인곡」이라는 이름을 가질 만큼 널리 알려져있다. 「데카메론」은 문체면에서는 가장 완벽한 이탈리아어 고전산문의 본보기이며,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유럽의 르네상스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문학사상 「데카메론」처럼 많이 모방·변형·표절을 당한 작품은 없다고 한다.

「데카메론」은 1백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데카메론」의 주제와 형식 취향등은 기본적으로 중세적인 것이다. 그러나 보카치오는 이 작품에서 운명을 개척하는 인간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으며, 신랄한 풍자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날카롭게 고발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의 표현』 『중세의 교회와 봉건제도를 조소하는 신흥 부르주아정신의 기록』이라는 후세의 평가처럼 그 안에 담겨있는 정신은 근대적이었던 것이다.

「데카메론」은 7명의 귀부인과 3명의 청년이 1348년 페스트가 만연한 피렌체를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교외에 있는 피에졸 언덕의 별장에 머물게 되는 데 2주동안 돌아가며 서로에게 한가지 이야기씩 들려주기로 약속한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쉬기로 했으므로 결국은 10일동안 1백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책의 제목이 「데카메론(10일 동안의 이야기)」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첫날은 페스트가 몰고 온 음울한 분위기를 씻는 재치넘치는 논쟁거리로 채워져있다. 둘째날과 셋째날은 모험및 속임수 이야기이다. 넷째날은 불행한 사랑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감돈다. 다섯째날은 넷째날의 무거움을 깨끗이 씻어내지는 못하지만, 처음에 쉽지않게 흘러가던 사랑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함으로써 약간의 기분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여섯째날은 첫날의 명랑한 분위기를 다시 끌어들이고 웃음·속임수·방종에의 탐닉등의 주제가 아홉째날까지 이어진다.

마지막날에는 전날의 모든 주제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불순물은 순수하게, 평범했던 것은 영웅적으로 변하게 된다.<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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