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성 강한 재야(법외)노조들 가운데 주도적 일부 노조에서 노조원들에 의한 정치성 배제움직임이 강력히 대두하고 있다.지금까지 법외노조들은 대부분 진보적이고 조직력 강한 노조집행부에 의해 오도되어 조합원인 근로자들의 임금·근로조건·복지의 개선등 본연의 당면과제보다는 재벌경제력집중규제, 세제 및 세정개혁, 교육개혁등 사회·경제개혁등에 역점을 두어 「쟁의를 위한 쟁의」를 결과해왔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 대우조선,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노조등 3대노조의 다수노조원들이 보인 정치성배제노력은 재야노조들의 탈정치화에의 일대 전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재야노동운동이 스스로 민주화, 시대의 조류에 순응하여 노조본래의 영역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쇠잔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이 노조들의 정치성 쟁의거부가 뭣을 뜻하는 지를 평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뭣보다 예상되는 파급영향을 성찰하여 재야노조의 탈정치화가 더욱 확산,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래야만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에 사활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는 산업평화가 정말로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노조는 제2노총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노총준비위산하의 핵심노조다. 이들 노조들은 지난해부터 변신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올해들어 이를 보다 확실히 해주고 있는 것같다.
대우조선은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82명 가운데 61%인 50명이 반대, 쟁의발생결의를 무산시켰고, 기아자동차는 전체조합원 1만4천8백여명의 93.6%인 1만3천8백여명이 투표, 과반수가 넘는 7천4백11명(53.5%)이 민노준이 내건 사회개혁 5개항을 노사협상의제에서 삭제하는데 동의, 가결시킨 것이다.
민노준은 임금·단체협약협상에서 ▲의료보험통합일원화와 보험확대적용 ▲국민연금의 민주적관리운영 ▲세제 및 재정개혁 ▲재벌경제력집중규제 ▲교육개혁등을 요구토록 관련 개별사업장에 지시해 놓고 있다. 사실 소위 이들 사회개혁조건들은 개별사업장협상에서 타결될 수 없는 사항들이다. 민노준은 이러한 줄을 뻔히 알면서도 임금·근로·복지개선등에 앞서 우선적으로 요구, 타결할 것을 강요한 것은 쟁의를 장기화, 정부로 하여금 그들의 실체를 인정하고 무릎꿇게하려는 책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한편 현대중공업노조도 파업을 유보하고 임금협상에 주력키로 했다. 회사자체에서 획기적인 임금인상을 제의한데다가 상당수 노조원들이 무분규운동에 동조한 것이다.
재야노동운동이 이제 분수령을 맞고 있다 하겠다. 탈정치의 변신이 촉진돼야겠다. 그것은 시대의 요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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