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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수상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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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수상자 인터뷰

입력
199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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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예의 대상 조각가 강용면/“저와 아내,젊은시절 어머니 모델”/전통적 미 현대조형언어로 새겨내”「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초대전」에서 「역사원년 95―11」로 영예의 대상을 안은 조각가 강용면(38)씨는 『전통적인 미의식을 현대조형언어로 바꿈으로써 과거와 현대를 잇는 매개물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한복차림의 여인과 현대의상을 입은 남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재현한 이 작품은 처음부터 대상후보작에 오를 만큼 심사위원들의 깊은 관심을 끌었다.

전체적으로 백제시대 마애불에서 보이는 뭉툭하고 투박한 분위기를 살리고 그 위에 민화, 무신도등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오방색을 칠함으로써 한국조각의 정통성을 세우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이었다.

특히 20∼30년된 소나무를 재료로 사용하는 그의 작품은 나무쐐기를 직접 만들어 쓰고 외형작업후 작품이 갈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내부를 파내는등 전통기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뜻깊은 시도라는 평가이다.

그는 『저와 아내, 그리고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모델로 삼았다』며 『저희 부부의 경직된 표정이 삶에 찌든 현대인을 대표하는 것이라면 어머니의 모습은 특유의 여유와 은근한 아름다움을 지닌 우리 조상들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처럼 시공을 초월한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군산대 미술학과와 홍익대 교육대학원을 나온 그는 91년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9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91년 중앙미술대전 우수상을 받았다.<최진환 기자>

◎한국화부문 우수상 허진/“보이지 않는 손의 현상지배 형상화”

한국화부문 우수상 수상자 허전(33·전남대 미술학과 전임강사)씨의 「다중인간― 레디고!!」는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는 각가지 현상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연출된 것처럼 펼쳐진다는 생각을 담은 작품. 허씨는 『왼쪽에는 유고사태현장을, 오른쪽에는 그린피스 활동대원의 모습을 함께 실어 동시대적 상황에서 보여진 모순된 관계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허씨의 작의는 현대사회의 보이지 않는 억압구조 속에서 인간이 저항하는 모습을 비유적, 비판적으로 제시해온 일관된 화풍을 반영한 것이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미술전문가들은 『한 시대의 심층적 정신상황을 반영, 일상적인 것에서 인간존재의 근본적 문제를 도출해 현실화시킨다』고 평했다.

허씨는 『진정한 예술가는 손과 머리는 물론 가슴으로 그려야 한다』며 『미술학뿐 아니라 사상, 역사는 물론 정치·사회현상까지 폭넓게 연구, 한국화는 물론 조각, 판화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회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8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차지했으며 91년부터 전남대에 재직중이다.<광주=송두영 기자>

◎서양화부문 우수상 권여현/“욕망·종교 등 인간모습 다각적 묘사” 서양화부문 우수상 수상자 권여현(34)씨는 『초대전과 공모전의 성격을 겸한 새로운 형태의 대회에서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권씨는 1년에 1백50여편을 그리는 다작작가. 수상작 「얼굴」은 화면에 크고 작은 얼굴을 그림, 사진으로 조합해 놓은 것으로 심사과정에서 지나치게 복잡하고 표현이 과장됐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 일방적이리 만큼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종교 사회 역사 과학 욕망 사랑등 다각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묘사했는데 부분적으로는 추상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구상화로 본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그의 그림은 대부분 복잡하다. 그 일관된 복잡함은 신문도 봐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컴퓨터도 만져야 하는등 이것저것 신경써야 하는 요즘 세대 사람들의 정신세계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인간의 내면과 내면에 작용하는 총체적 주변환경을 그려내는 작품경향을 견지하며 개인전 13회 개최, 90년 중앙미술대전 우수상·91년 석남미술상 수상등 정력적으로 활동해왔다. 서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원광대 전임강사, 서울대 강사로 재직중이다.<김병찬 기자>

◎각설치부문 우수상 유인/“인체조각의 새시도 인정받아 만족”

인체를 소재로 시대와 인간상을 표출해온 유인(39)씨는 『출품작을 만들면서 인체조각에 관한 새로운 방법론에 눈을 떴다고 생각했는데 공인받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수상작 「그들의 속성」은 측면이 터진 FRP(합성수지)관에 생나무, 나무뿌리, 철근등으로 제작한 인체를 늘어 놓은 작품으로 현대인의 조급함, 무너진 가치관등을 상징하고 있다. 가로로 쭉 뻗은 FRP관과 축 늘어져 나온 한쪽 다리, 정교한 다리근육과 생략한 얼굴부위등의 비교를 통해 완급을 조절함으로써 힘을 얻고 있다. 대학강사인 유씨가 강의일정마저 변경하고 용접도중 얼굴에 화상을 입어 아직도 치료를 받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그는 『기존 조각방식에 조그마한 변화를 시도했는데 작가 입장에서는 대단히 큰 변화이며 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에는 흙으로만 인체를 빚어냈는데 이번에는 나무등 다른 재료를 혼합, 이미지를 다양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원로서양화가 유경채씨의 아들로 홍익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나와 홍익대 경희대 성신여대에서 강사로 활동중이다. 93년 「제1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수상, 9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등 경력이 화려하다.<김병찬 기자>

◎판화부문 우수상 우수희/“사회속에 투영된 자아의 모습 표현”

『사회 각 분야에서 다르게 비춰지는 자아의 모습을 반영하고 그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절망감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초대작가 25명중 최연소자로 판화부문 우수상을 받은 우수희(26)씨는 자신의 작품을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검토한 후 기록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인체의 여러 형상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색조의 이 작품은 50여개의 동판을 모자이크식으로 이어붙여 만든 것이다. 먼저 동판 위에 실크스크린작업을 하고 그 위에서 질산과 암모니아부식을 통해 색감을 조절해 가는 복잡한 작업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세밀한 부분까지도 선과 색감이 살아 있다.

그는 『복제를 전제로 한 일반판화와 달리 판화작업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가는 과정으로 간주, 독특한 방법을 택했다』며 『이런 기법이 판화의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지난해 첫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예술을 삶이 투영된 하나의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문화에 대한 반성등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초대전 수상작 발표직전 미 미시간주 크랜브룩대로 유학을 떠났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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