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21%… 오너있는 재벌그룹중 최초제일모직이 재벌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종업원 지주회사로 새로 출범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9일 제일모직 임직원들과 그룹계열사 임원들이 제일모직의 주식을 각각 81만주씩 모두 1백62만주(발행주식의 10%)를 취득, 기존의 우리사주조합 지분(11.0%)를 포함하여 제일모직의 지분을 21.0%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제일모직의 대주주가 종전 이건희 회장에서 그룹 임직원으로 바뀐 것이다. 오너가 있는 재벌대기업 가운데 종업원들이 대주주가 된 곳은 제일모직이 처음이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종업원들이 대주주이나 오너가 없는 그룹이라는 점에서 삼성 현대 대우등과는 다르다.
제일모직은 지난 8일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주식청약을 받은 결과 1백77%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주식을 판 사람(기관)은 이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 및 재단이다. 이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은 4.6%에서 1.3%로, 계열사 및 재단의 지분은 12.1%에서 5.4%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들로부터 주식을 산 사람은 제일모직의 임직원 4천9백60여명과 삼성그룹 타 계열사의 임원 1천여명이다. 주식판매가액은 시가인 주당 1만7천원.
삼성그룹은 호텔신라도 제일모직과 같은 방법으로 다음달중 종업원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해 외국 합작선과 종업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의 관심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느냐의 여부다. 삼성은 이와 관련, 그룹의 지분이 일부(6.7%) 남아 있으므로 대주주인 임직원(우리사주조합)의 반대가 없는 한 그룹사의 일원으로서 경영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그룹 계열로 계속 남게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타계열사의 지분도 처분하지 않을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지분소유 구조상으로는 종업원이 주인임에 틀림없지만 타계열사 임원들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다 상호지급보증 및 계열사출자등이 그대로 남아있어 임직원인사등 실질적인 경영권은 그룹에 있다. 제일모직의 소유·경영구조가 종전의 「소유·경영삼성그룹(이회장)」에서 「소유우리사주조합(임직원), 경영삼성그룹(이회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제일모직의 종업원 지주회사화는 현재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소유·경영분리정책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백만 기자>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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