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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기 달나라만큼 어려웠다”/이등휘 대만총통 방미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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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기 달나라만큼 어려웠다”/이등휘 대만총통 방미 표정

입력
1995.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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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선 이 총통회견 전격취소/중압력에 보도도 꺼려 “낮은포복”초청장은 있으나 환영연이 없는 리덩후이(이등휘) 타이완(대만) 총통의 「역사적인 방미」가 예기치 않은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미국의 난처한 입장과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고려, 낮은 포복자세로 미국에 온 이총통에게 초청자인 코넬대측이 9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키로 했다고 전격 통고한 것이다.

○…코넬대측은 7일 이 총통의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물론 이총통의 일정중 극히 일부만을 보도진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타이완측을 당혹케하고 있다.

코넬대 부총장인 헨릭 듈리아는 이날 기자회견 취소배경과 관련, 『이번 행사는 코넬대의 행사일뿐』이라고 말했으나 중국측의 분노에 기름을 부을 의도는 없다고 밝혀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코넬대측은 미국 정부의 압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타이완 언론들은 기자회견 취소는 이총통의 방미가 순탄치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과 이총통의 방문을 조용히 처리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협조요청에 의해 기자회견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코넬대에서 연설한 주요 인사들은 지난 9년간 연설뒤 기자회견을 갖는 것이 관례였으며 타이완 당국은 이번 기자회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 총통은 로스앤젤레스 거주화교들에게 연설을 통해 『중국이 타이완의 외교를 방해해 이번 미국방문은 달나라에 가는 것 만큼이나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상오 8시50분께 국적기인 중화항공공사 보잉747 전세기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총통은 보도진의 접근이 3백여밖으로 통제된 가운데 곧바로 차에 올라 인근 패서디나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로 향했다.

이 총통은 호텔도착뒤 타이완 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화교 3백여명의 환영을 받고 화환을 증정받았다. 같은 시간 호텔 건너편에서는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는 30여명의 군중들이 「중국은 타이완에서 손을 떼라」「타이완도 하나, 중국도 하나」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타이완 정부 대변인은 이날 『이번 방문에는 어떠한 정치적 동기도 없다』고 밝힌 뒤 『이총통이 도착 뒤 몇몇 캘리포니아주 관리들과 만나 타이완과 캘리포니아주의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총통은 코넬대 졸업식 참석을 전후해 개인적으로 몇명의 미의원및 조지 패터키 뉴욕 주지사등과 만나 타이완의 유엔 가입과 세계무역기구(WTO) 조기가입등의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이날 중·미 관계를 악화시킨 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타이완의 「독립을 향한 길」이라고 비난했으며 당기관지인 런민르바오(인민일보)도 이날자 사설에서 이번 방문을 이 총통의 「양설(일구이언)」이라고 비난했다.<로스앤젤레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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