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종교계로 번진 「한통 파장」/지자선거 앞두고 “태풍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종교계로 번진 「한통 파장」/지자선거 앞두고 “태풍의 눈”

입력
1995.06.09 00:00
0 0

◎명동성당·조계종 정면대응 움직임/재야단체·한총련 등도 “규탄” 성명종교계가 서울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반발, 조직적인 연대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통사태는 종교계와 정부의 정면대응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및 재야단체와 한총련등 대학생들까지 공동대응을 천명하고 나서 이번 사태는 자칫 지자제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천주교측은 7일밤 명동성당에서 시위하다 귀가하는 학생들을 경찰이 성당입구에까지 들어와 연행한데 대해 「제2의 공권력 난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명동성당측은 우선 13일부터 3주동안 매일 하오 4시 조종을 치고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민족화해 시국미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국미사는 유신체제와 5공시절 민주화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으나 6공 출범이후 사라졌던 것이어서 천주교측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천주교측은 정부의 공식사과, 관련부처 장관의 즉각 해임, 연행 노동자 석방등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보다 강도높은 2단계 투쟁에 돌입할것이라고 밝혔다.

명동성당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적 입장을 나타냈던 「주교회의」와 「평신도협의회」등에서도 정부비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13일로 예정된 시국미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강론을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교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마련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조계종 종단개혁에 앞장섰던 단체들을 중심으로 재야단체와 연대, 강력한 대정부 규탄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세다. 실제로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지난 7일 종회 사무처에 조계사 경찰력 투입문제를 논의키 위한 종회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따라 빠르면 오는 23일께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종회가 열려 불교계의 공식입장이 천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6일 경찰력 투입이후 처음으로 조계종 범불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날 하오 명동성당을 방문, 장덕필 주임신부등과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재야일각에서는 지자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발생한 이번 사태로 종교계·노동계의 반발이 의외로 거세 군사독재정권시절 연합전선이 다시 형성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 및 재야단체와 대학생들도 연대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등 기독교 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정부규탄에 동참할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관계자는 『공권력 투입에 따른 종교계의 반발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향후 정부의 대응여하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나 선거가 끝나면 자연히 반발움직임도 수그러 들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야세력이 이번 사태를 지자제 정국의 호재로 이용하려 하겠지만 오히려 보수·중산계층의 위기감만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