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산림이은 「녹색생명운동」 3번째 주제/4대강·주요하천 지점별 채취/오염원 실태파악·현장고발도4천만의 젖줄―강을 살리자. 올들어 대기와 산림부문을 주제로 「녹색생명운동」을 활발하게 펼쳐온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은 이달부터 수질을 주제로 4대강과 주요하천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본사는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아 1차로 이달 하순께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등 4대강과 주요하천 1백개지점에서 동시 수질조사를 실시한다. 민간단체가 벌이는 전국규모의 동시 수질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본사와 환경련은 4대강의 지점별 수질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염배출원을 추적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 김상종(미생물학) 교수와 경남대 양운진(환경공학) 교수팀이 주도하는데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등 4대강과 안양천 중랑천등 주요 하천의 수질조사를 동시에 실시함으로써 오염현황을 수평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천의 수질은 조사시점, 위치, 조사당시의 유량, 오염물질 유입량, 유역조건등 물흐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료채수는 김교수팀의 자문에 따라 ▲본류유역 ▲유입지천 ▲지천과 본류와의 합류지점등에서 5백∼1천간격을 두고 선정됐다.
이번 조사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 환경련 회원들과 함께 김교수팀이 정한 전국의 강과 하천 주요지점의 물을 떠 경남대 환경공학과 수질분석실로 보내게 되며 양교수팀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등을 분석,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김 교수팀은 『이번 수질조사가 전국 주요하천에서 동시에 채수된 시료에 의해 이뤄지므로 4대강과 주요지천 수질오염도의 수평적 비교가 가능하다』며 『수질조사를 통해 강의 진단이 끝나는대로 수자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처방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와 환경련은 이번 수질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 4대강과 주요하천 구석구석을 차례로 탐사하며 오염현장을 고발하고 오염원의 실태를 다각적으로 분석,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피서인파가 몰리는 7∼8월에는 환경련 한강종합감시단과 각 지역조직을 가동, 상수원보호구역과 전국 하천에서 쓰레기 버리기 및 오·폐수 무단방류등을 집중감시하며 수질보호 캠페인을 시민운동으로 전개할 계획이다.<이진동 기자>이진동>
◎수질조사 주도 김상종 교수/“민간단체의한 동시실시 큰 의의/총체적인 오염도파악 처방제시”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오염실태 기초자료가 부족한 것입니다. 적절한 환경보전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어디가 얼마만큼 오염됐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민간단체에 의해 최초로 실시되는 이번 전국 동시수질조사는 그래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4대강및 주요하천 수질조사를 주도하는 서울대 김상종(미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수질조사를 통해 전국 주요하천의 오염도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환경부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치는 수질오염도를 정확히 드러낸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며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평균치로 산출할 수 없는 만큼 수계 지점별로 최악의 오염상태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질대책은 기초자료와 정책대안이 모두 미비돼 있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하수관이 새는 곳이 서울 강북지역에만 수천 군데나 되는데 이에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하수처리장만 늘리는 게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한강등 4대강과 주요하천의 1백개 수질조사지점 선정을 끝낸 김교수는 『이달 하순 조사가 시작되면 낙동강의 지역별 취수장과 팔당호, 대청호등 대형 상수원의 실제 오염도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환경운동 방법 가운데 지역별 오염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이 최우선』이라고 이번 조사의 의의를 강조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팔당상수원 탐사 현장르포/하수·폐수 뒤범벅 검은 개천/정화조 안거치고 비밀관로통해 “콸콸”/부영양화 심각… 곳곳악취·물고기 죽어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이달 하순 4대강과 주요하천을 대상으로 실시할 전국규모 동시 수질조사를 앞두고 본사 취재팀과 아주대 윤제용(환경공학) 교수, 환경련 한강종합감시단은 팔당호와 주요 유입하천인 북한강 남한강 경안천을 탐사했다.
탐사반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의 탐사에서 비밀배출구를 통해 생활하수를 한강으로 유입시키고 정화되지 않은 축산폐수를 마구 흘려보내는 현장을 여러군데서 목격했다.
정부는 팔당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하남 남양주 광주 양평등 경기도내 2개시 2개군 1백57.3㎢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남양주 용인 양평 가평 여주 이천등 경기도내 1개시 6개군 43개읍·면 2천1백2㎢를 수질보전특별대책지구로 지정, 건축등을 규제하고 엄격한 오·폐수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탐사결과 각종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대부분이 정화되지 않은 채 팔당호로 유입되고 있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합류지점인 광주군 퇴촌면 인근 팔당호는 물빛이 두가지였다. 비교적 오염이 덜한 북한강수계의 물은 푸른빛을 띠었으나 남한강수계의 물은 탁도가 높아 누르스름한 빛이었다.
합류지점에서 남한강쪽으로 퇴촌교를 지나 5∼6쯤 거슬러 올라가자 경안천과 만나는 지점 인근에 거대한 갈대밭섬이 나타났다.
윤교수는 『우거진 갈대섬은 이미 수질이 상당한 정도까지 부영양화가 진행됐음을 나타내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루 5백55만톤이 취수돼 서울 인천과 경기도 지역 1천8백만 주민에게 식수로 공급되는 팔당호 상류 한강수계 인근에는 1천5백여개의 공장과 3백80여개의 호텔및 숙박업소, 4천6백여개의 음식점등이 있다.
팔당호와 인접해 있는 광주군 남종면 분원리의 경우 횟집등 대중음식점들에서 쏟아내는 오수가 폭 2가량의 큰 수로를 따라 팔당호로 바로 흘러들고 있었으며 유입지역 근처에는 꼬리부분이 3분의 1가량 썩은 누치가 둥둥 떠다녔다.
취재팀과 환경련 한강종합감시단이 분원리 하수관 인근 팔당호 물의 용존산소량(DO)을 간이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수온 20도에서 6.7∼7PPM(정상치9PPM)으로 이미 부영양화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강에도 대중음식점과 수상스키장 보트장 선착장등 각종 레저시설이 들어서 팔당호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들은 생활오수를 정화시키지 않은채 비밀배출구로 흘려 보내고 있었다.
실제로 남양주시 구암리 북한강변에 자리잡은 B 레스토랑은 한강으로 오수를 마구 쏟아내고 있었는데 정화조를 거치지 않고 나온 듯 심한 악취가 풍겼다.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화도읍 금마천은 거대한 시궁창을 연상케 했다.
금마천을 거슬러 1정도 올라가자 주변에 축사 30여개와 염색공장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그 위로는 지난달 3일 폐쇄된 거대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들이 곳곳에 고여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금마천 인근에 사는 이태석(44·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씨는 『예전에는 금마천에서 김장배추도 씻고 그대로 마시기도 했는데 주위에 축산농가와 염색공장 쓰레기매립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거대한 하수구로 변했다』고 말했다.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경안천은 용인읍과 만나는 중류에서부터 가정·축산농가·공장에서 흘러든 검붉은 폐수로 악취가 진동했다. 지난해 초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용인환경사업소에서 하수처리를 하지만 축사에서 나오는 오수는 차집관로로 들어가지 않고 폭2가량의 다른 하수관을 통해 곧바로 경안천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경기도에 의하면 팔당지역에는 하수종말처리장 7개소, 간이오수처리장 13개소, 축산폐수처리장 12개소, 분뇨처리장 8개소가 있으나 하루 오염원배출량 1만4천톤중 40%에 불과한 5만8천톤만 처리되고 있을 뿐이다.<팔당=이진동 기자>팔당=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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