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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선진국” 진입 거보/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어제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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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선진국” 진입 거보/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어제 개관

입력
1995.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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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5번째… 마지막 독립관 더욱 의미휘트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3대 미술제전으로 일컬어지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은 세계 25번째이자 마지막 독립관을 개관함으로써 「미술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됐다.

베니스시당국이 「한국의 날」로 선포한 7일 카스텔로공원과 시중심가에서는 한국관개관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하오 4시(현지시간) 열린 개관식에는 한국 및 비엔날레 행사관계자 외에도 미술애호가 보도진등 1천여명이 몰려 한국미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개관식 직후 앞뜰에서는 대형 옹기 40개를 이용한 곽훈씨의 설치작품과 더불어 국악작곡가 김영동씨의 퉁소가락에 맞춰 비구니 20명이 참선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져 인기를 모았다.

6일밤 늦게까지 작업을 한 윤형근 김인겸 곽훈 전수천씨등 한국대표작가들은 피곤하지만 밝은 모습이었다.

유일하게 회화작품을 출품한 윤씨는 『한국관 건립은 국력의 뒷받침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기뻐했고, 곽씨도 『짧은 기간에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악조건속에서 작업했지만 내 집에서 전시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카스텔로공원 10만평부지에서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은 86년 이후 독립전시관 없이 이탈리아관의 귀퉁이를 빌려 4번 참가하다가 중국 아르헨티나등 23개국과 치열한 경쟁끝에 내 집을 마련했다.

한국관의 우측에는 독일관, 좌측에는 일본관과 러시아관, 정면에 프랑스관이 있으며 한국관 뒤편으로는 아름다운 아드리아해가 펼쳐져 있다. 「수목등 주변의 자연환경을 손상해서는 안된다」는 시당국의 엄격한 규제 때문에 한국관은 수백년된 아름드리 고목과 일본관, 독일관의 경계선을 피해가느라 S자형태로 돼 있다. 공원의 구조상 이제 더 이상은 독립관을 지을 수도 없다.

비엔날레의 공식개막식(10일)을 앞둔 베니스시내는 각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미술관계자와 관광객들로 축제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호텔, 상점에는 비엔날레 1백주년 로고와 안내포스터등이 나붙었고 각국 취재진이 쇄도하고 있다. 다이애너 영국왕세자비도 행사참관을 위해 지난 6일 도착했다.

◎한국관 전시 총책임자 이일씨/“우리 미술 세계수준에 뒤지지 않아/특정유파·장르서 탈피 다양성 중점”

『우리 미술이 세계수준에 크게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신을 갖고 작가를 선정했으나 어떤 평가를 받을지 조마조마합니다』

역사적인 한국관의 첫 전시를 총책임 진 한국측 커미셔너 이일(홍익대교수)씨는 개관기념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떳떳하게 「우리의」현대미술을 국제무대에 선보이게 된 것을 감격스러워 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50개 참가국 대다수가 1∼2명의 작가를 집중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한데 비해 한국은 4명의 작가를 선정, 초점이 흐려지지 않겠느냐는 국내 미술계의 일부 여론에 대해 그는 『세개로 분할된 한국관의 구조를 고려하고 특정 유파나 장르에 치우침 없이 다양한 한국미술을 보여주기 위해서 1차로 평면 조각 설치등에서 3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개관기념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야외공간까지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야외설치작업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경우 대표작가로 재일동포 여성작가 최재은씨를 선정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을 보면서 제작비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작업해 온 우리 작가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베니스=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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