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비서에 명의신탁 근거없다” 판결전직장관 A씨가 자신의 개인비서 이름으로 명의신탁돼 있던 전국 20여만평 수십억원대의 땅을 고스란히 잃을 위기에 놓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돈희 대법관)는 6일 A씨의 후처 김모(지난해 사망)씨 가족이 그의 비서였던 장모(82년 사망)씨 유족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김씨가 이 땅을 장씨에게 명의신탁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에 의하면 김씨는 18세때인 지난 49년 A씨와 내연관계를 맺은 뒤 2남 3녀의 자녀를 뒀고, 81년 A씨의 본처가 사망한뒤 86년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공직에 있는 A씨가 축첩이 문제될 것을 염려해 자신은 항상 전면에 나서지 못했고 문제의 땅들을 사들일때도 A씨의 개인비서인 장씨 명의로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가 줄곧 A씨의 도움으로 살아온 점으로 볼 때 이 사건 부동산이 A씨의 것이라면 몰라도 김씨가 이를 매입할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원고파기 이유를 밝혔다.
이미 한차례 같은 취지의 소송을 냈다가 증거부족으로 패소한 바 있는 A씨는 이번에는 소송을 냈던 김씨가 지난해 상고심 진행중에 사망하자 배우자로서 소송당사자 지위를 승계받아 참여하고 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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