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이 오늘 신축 개관된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올해로 1백년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미술축제로 이 전시회가 열리는 자르디니공원에 독립관을 마련한 것은 한국미술계의 경사다. 개막에 맞춰 문을 연 한국관은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번째, 세계적으로는 25번째로 문화사적으로도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할 것이다.한국이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은 86년부터다. 독자적인 전시실이 없어 제3세계 여러 나라와 더부살이를 해야 했던 초라한 신세였다. 그러한 한국이 10년도 안돼 독립관을 마련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것도 한국관이 비엔날레1백주년 기념관이란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미술계의 이같은 발돋움은 어려운 시절 해외로 진출, 한국미술을 알리는데 앞장섰던 선구자들의 각고의 노력이 씨앗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의 정열과 노력을 살려 한국관을 세계로 향한 한국미술의 요람으로 만드는데 미술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이로써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큰 발판이 하나 마련됐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운영하고 어떠한 것을 보여주느냐가 남은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관이 한국미술을 세계무대에 내놓는 전진기지란 미술계의 자각과 사명감이 요구된다. 미술선진국들이 일찍부터 「미술의 올림픽」이라고 할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그들의 미술을 세계에 소개해 왔다는 사실을 곰곰 되씹어야 한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미래지향적인 흐름을 타고 발전해 왔다. 모방보다는 전통의 바탕위에서 실험정신을 살린 작품이 평가받아 왔음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백년동안의 이같은 궤적을 참고삼아 「새로운 우리것」을 보여주려는 미술계의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
현재 베니스와 유럽에는 한국관 개관을 계기로 한국미술붐이 일고 있다. 이를 세계화로 연결시키는데는 효율적인 한국관 운영과 유능한 작가의 발굴 및 이같은 도전정신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미술계의 고질인 파벌과 정실이 개입된 참가작가 선정등은 유능한 작가의 진출을 막을 뿐아니라 한국관 개관의 정신을 흐리게 된다.
2년 터울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3∼4개월간 계속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자칫 한국관을 비워놓기 십상이다. 한국관이 일과성 잔치를 위한 마당이 되지 않도록 나머지 기간엔 능력있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를 유치하는등 효율적 운영에 남다른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은 그만큼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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