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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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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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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독일인을 보면 참다운 문명국­문명인의 자세를 읽게 된다. 1970년 12월7일 전세계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구유태인거리에서 발생한 「사건」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빌리 브란트 서독총리가 무명용사기념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사죄를 한 것이다. ◆훗날 브란트는 회고록에서 『나치에 의해 참혹하게 죽은 수백만의 폴란드인들에게 형식적인 묵념의 제스처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백마디 사죄의 말보다 행동으로 속죄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무릎을 꿇고 고혼들에게 잘못을 빌었다』고 술회했다. 나치에 대항해서 싸웠던 브란트는 오래전부터 나치의 만행은 우리가 짊어져야할 짐이라며 속죄에 발벗고 나섰었다. ◆2차대전후 서독―독일은 과거죄악에 대한 참회에 눈물겨울 정도로 열심이었다. 주변국에 행한 갖가지 악행을 솔직하게 시인·사과해야만 새출발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자세였다. 수십년간 주변국 학자들과 함께 나치의 만행은 낱낱이 조사, 현대사를 쓰고 이를 학교 교과서에 수록했다. 이는 다시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자계로서 결국 속죄, 청산을 바탕으로 대국으로 재기한 것이다. ◆같은 전범국인 일본은 어떠한가. 지난 50년간 과거죄악에 대해 형식적인 사과를 여러 차례했지만 한번도 진심어린 속죄를 한적이 없다. 한국·중국·동남아 각국에서 숱한 살상과 약탈을 자행했으면서도 반성은 커녕 부인하고 학교 교과서를 왜곡된 내용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일본지도층들은 정신병자들처럼 툭하면 습관적 망언을 일삼아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은 독일을 본받아야 한다. 일본이 과거죄악을 아무리 부인·왜곡해도 참다운 반성을 않는한 비도덕국가 정도가 아니라 야만국가로 남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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