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단축·첨단공사 등 수요 폭발/기업들 연구박차·외국과 제휴도/미장이 없어도 바닥수평 자동조절/물에서도 분리되지 않는 콘크리트/압축강도 10배·굳는시간 7분의1/낙뢰등 피해예방 도전성콘크리트물속에서도 분리되지 않는 콘크리트, 미장이가 없어도 저절로 바닥의 수평을 조절해주는 시멘트, 바위를 깨는 시멘트….
시멘트업계는 이같은 특수기능시멘트의 국내시장규모가 수년내 연간 5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 기존 시멘트수요를 대체할 다양한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국양회공업협회에 의하면 1종 포틀랜드시멘트를 제외한 특수기능시멘트(2,3,5종 및 특수시멘트)의 94년 국내생산량은 93년보다 52.7% 증가한 3백55만3천톤에 달했으며 올해는 더욱 높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특수기능시멘트 개발바람은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등 업계 전반에서 서서히 불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80년대 중반부터 개발에 나선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쌍용양회는 87년 기존시멘트보다 굳는 시간이 7분의1인 하루밖에 안걸려 도로보수등 공기단축이 필요한 공사에 적합한 초조강시멘트를 개발, 지하철5호선 공사에 공급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특히 저절로 수평이 잡혀 바닥미장용으로 쓰이는 자동수평조절(S/L)재를 94년 개발, 여의도 쌍용투자증권 사옥주차장 공사에 사용한 바 있는데, 올 한해동안 S/L재로만 10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규모·종류면에서 가장 앞서는 쌍용양회는 이와 함께 투입한지 3시간만에 굳어 긴급 보수공사에 쓰이는 초속경시멘트, 부피가 급속히 팽창해 무진동·소음 파괴작업에 쓰이는 비폭성파쇄제, 입자가 미세해 지반보강에 쓰이는 마이크로시멘트등을 시판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지난4월 국내 최초로 전기가 통하는 「도전성 콘크리트」개발에 성공, 올 하반기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도전성 콘크리트」는 전기와 전파를 흡수, 낙뢰와 전자파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소나 변전소 전화국 통신설비의 접지부분공사에 쓰인다. 동양시멘트측은 잠재수요까지 고려하면 수년내 1천억원대의 「도전성콘크리트」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압축강도가 보통 시멘트의 10배(2천5백 ㎏f/㎠)에 달해 자동차 프레스금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초고강도시멘트를 개발해 (주)현대등 유명 자동차메이커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94년 영동대교등의 보수공사에 쓰인 수중불분리콘크리트(물에서도 풀리지 않는 콘크리트), 수축이 일어나지 않아 기계의 기반시설공사에 쓰이는 그라우트재등 10여종의 특수시멘트를 시판하고 있다.
새롭게 형성되는 특수기능시멘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쌍용양회는 전체 10개실로 이루어진 중앙연구소의 신제품개발실(8명) 자원연구실(8명) 콘크리트연구실(6명)등 20여명의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특수기능시멘트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3년 러시아의 「스탠다트 90」사, 94년 일본의 「치치부오노다」사와 공동연구 및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선진기술 수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올해 20억원의 예산을 특수기능시멘트 연구개발비로 책정하고 동양중앙연구소 20여명의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멘트업계가 특수기능시멘트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 및 해외 건설현장에서의 공기단축, 첨단시설공사를 위해 다양한 기능의 시멘트가 필요하고 수년내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쌍용양회 이일구 상무는 『92년께부터 매출액기준으로 특수기능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평균 50%가량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업계 현황/건설경기 호황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계6위 생산국… 내수 작년 5,000만톤 돌파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은 건설경기의 호·불황에 따라 약간의 기복은 있었지만 60년대 이후 계속되어온 각종 개발사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국양회공업협회에 의하면 지난해에는 시멘트 내수가 사상 처음으로 5천만톤을 넘어선 5천2백70만톤으로 크게 증가했고, 시멘트 생산은 무려 전년대비 10.1% 증가한 5천1백63만톤이었다.
연간 시멘트 생산량이 5천만톤을 초과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6위의 시멘트생산국이 되었다. 업체별로는 쌍용양회가 1천4백21만7천톤으로 1위, 동양시멘트가 8백68만톤으로 2위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고도성장은 무엇보다 내수시장이 확고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경제의 꾸준한 성장에 따라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고 대규모 주택건설등으로 인한 건설경기 호황으로 시멘트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멘트 내수는 매월 급격히 증가, 93년에 비해 12.8%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성수대교 붕괴사고이후 불량시설에 대한 보수공사로 전년대비 25.3%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내수증가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이 1천1백70kg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올들어서도 시멘트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집계에 의하면 올 1월의 내수는 2백63만톤이었으나 2월 3백만8천톤, 3월 4백93만5천톤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은 지난해의 경우 민수가 94.6%, 관수가 5.4%로, 민간수요가 주도하고 있다. 업계는 공공공사 자재수급을 건설회사에서 담당하는 시공형태로 바뀌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품목별로 보면 수요패턴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벌크시멘트(포장되는 않은 상태의 시멘트)의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벌크시멘트 사용비율은 약 80%인데 물류비용의 증가등으로 벌크시멘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시멘트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국내 시멘트업계의 한 특징이다. 물론 아직도 시멘트 수출이 수입량을 앞지르고는 있지만 원유가격 안정과 엔고등으로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확대되며 민간부문의 주택수요 증가로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업계가 외국에서 시멘트를 수입하면서도 수출을 계속하는 이유는 국내 수요가 감퇴할 경우에 대비해 거래선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김병주 기자>김병주>
◎포커스/“다양한 용도 20여종 국내 개발/고강도혼합재 수입대체 효과도”/동양시멘트 차상수 부사장
『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특수 기능 시멘트는 이런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시멘트업계가 힘을 쏟고 있는 분야지요』
차상수 동양시멘트 (주)부사장은 『특수기능 시멘트는 접착제, 무소음파괴제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시멘트 상품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상업성을 만족시킬 만큼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어서 개발된 특수기능 시멘트가 모두 시장에 나와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특수기능 시멘트는 20여종, 이 중 10여종 정도만 시판된다는 것이다.
동양시멘트는 80년대 중반부터 특수기능 시멘트 개발에 착수해 90년대 들어 개발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는 『현재 시판중인 슬라그시멘트등 6종 가운데 초고강도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으며, 동양시멘트가 유일하게 개발한 고강도혼합재는 수입대체효과까지 창출했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개발한 고강도혼합재는 일반시멘트에 섞으면 고강도시멘트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현재 아산만에 건설중인 한보철강단지 기초공사에 사용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특수기능시멘트 개발을 위해 91년 경기 용인에 동양중앙연구소를 마련했다.
그는 『특수기능시멘트 개발은 공사환경과 상황에 적합한 건축자재를 개발하는 것으로, 부실시공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부사장은 또 『시멘트 제조과정의 연료비 절감과 함께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물류기지확보가 시멘트업계의 현안』이라고 밝혔다. 현재 총원가 중 물류비가 20%, 시멘트 제작공정에서 쓰이는 연료비가 27%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장된 시멘트라 하더라도 사일로등 특별한 장치가 있는 보관시설에 저장하지 않으면 굳어버리는데다 봄, 가을에 주로 소모되는 계절상품이기 때문에 물류기지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매가격에 비해 부피가 큰 시멘트의 상품 특성상 기지가 대규모여야 하고, 시멘트산업이 공해산업으로 오인받고 있어 부지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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