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노조원들 체념… 3분만에 상황끝/농성장 물건 압수때 명동성당측과 실랑이○…명동성당과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정부 고위당국자의 결정에 따라 취해진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5일 저녁 종교계에서 제시한 중재안을 검토한 끝에 거부키로 결론 내린 뒤 「빠른 시간안에」 공권력을 투입키로 최종 결정하고 시간과 방법은 경찰에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중재안이 지나치게 노조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특히 종교계가 노조의 불법행위를 옹호하듯이 비쳐지는데 대해 일부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공권력 투입 결정은 이날 새벽 1시께 경찰에 통보됐다는 것.
○…「광화문 작전」으로 이름 붙여진 이날 아침 공권력 투입은 지난달 현대자동차 분규때와 같이 철저한 보안속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H아워 10분전인 상오 7시50분께 연락 받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원들은 승합차로 각각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도착한 뒤 불과 3분여만에 농성노조원 연행을 마무리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종교적 파장과 신도들의 거부감, 노조원들의 반발등을 감안, 일요일을 피하고 공휴일을 선택한 것 같다』고 「택일」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공권력 투입을 전혀 예상치 못한 농성노조원들은 잠을 자거나 세수하다, 혹은 아침식사를 하다 연행됐으며 일부는 저항하기도 했으나 곧 체념,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경찰서에 연행된 뒤 『종교계 중재안이 나온데다 현충일이어서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허탈해 했다.
경찰이 노조간부들을 연행한 뒤 이들의 물건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제지하는 성당측과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사제들은 『성당내 있는 물건이므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라』고 항의했다. 경찰은 농성장에서 컴퓨터 프린터 무선전화기등 장비와 각종 홍보물등을 압수했다.
○…대검과 서울지검의 공안관계자들은 이날 일찍 출근, 노동부등을 통해 노조원과 재야노동계의 동향파악을 의뢰하고 하이텔에 실린 PC통신을 검색하는등 사태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검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을 통한 해결은 검찰의 일관된 방침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투입결정은 일찌감치 검찰과 경찰의 손을 떠났다』고 밝혀 고위 당국자의 선에서 최종결정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
○…한국통신 회사측은 공권력 투입 사실이 알려진 직후 곧바로 전 기관장과 간부들을 연락,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한국PC통신은 그동안 한통 노조가 연락망으로 이용해온 「한국통신 노조통신망(KTTU)」서비스를 이날 낮 중지시켰다. PC통신 관계자는 『한통 노조위원장의 투쟁명령 게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불온통신」에 해당된다』고 중단이유를 밝혔다.<김승일·조철환 기자>김승일·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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