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통없이 진행돼 조기발견 어려워/가족병력 있을땐 50대이후 주의를협심증 심근경색증 심장성돌연사 같은 허혈성심장병은 흉통같은 증상을 보이거나 돌발적으로 발병하는 것(심근경색 돌연사)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적인 증상은 허혈성심장질환이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며 또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고에 따라 심근허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도 하며 또한 병원을 찾아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이때의 흉통은 고통스럽지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발병을 조기에 알려주는, 오히려 유익한 경고이다.
최근까지도 흉통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에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므로 흉통이 없으면 허혈성심장질환은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긴급조치를 필요로 하는 무증상 허혈성심장질환이 진행되고 있더라도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또한 협심증을 치료할 때에도 그 목표가 통증의 제거나 예방이었으므로 흉통이 없다면 다른 심근허혈의 소견은 무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분명히 심근허혈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증상이 없는, 소위 흉통없는 혐심증인 무증상 심근허혈이 적지 않다. 이는 흉통만 없을 뿐이지 협심증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다른 심근허혈의 소견이 모두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없다고 소홀히 하면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흉통은 심근허혈의 중요한 소견중 하나이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심근허혈의 극히 제한된 일면만 보여줄 뿐이다. 흉통은 없지만 심근허혈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다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거나 급사하게 되는 불행을 당할 수도 있다. 흉통이라는 증상을 통해서 경보체제를 발동시키지 못함으로써 조기경보가 불가능해 심근허혈이 진행되는데도 무방비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무증상 심근허혈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환자들이 비록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없더라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도 별로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환자에게 심장정밀검사를 권유하는 것은 무증상 심근허혈이 있거나 증상은 경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더 심한 경우이다. 이러한 환자에서는 심근허혈의 초기증상이 흉통이 아니고 심근경색이나 돌연사로 나타나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요사이 암질환에 대해서는 조기발견의 필요성이 잘 인식되어 있어 어려운 검사도 마다 않고 받고 있다. 관상동맥질환도 전체 사망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치사성, 그리고 조기발견의 혜택이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관상동맥질환의 증가추세에 맞추어 예방노력과 더불어 허혈성 심장질환의 조기진단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돌연사나 심근경색증의 가족력이 있는 50대이후에서는 증상이 없다라도 이같은 무증상 심근허혈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조기에 색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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