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에 총리 “독이 승리할것” 낙관/전후이익 겨냥 진주만 공격 계획일본 참의원의 전신인 구제국의회 귀족원의 비밀회의 속기록이 5일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1891년부터 1945년까지 열린 귀족원 비밀회의 24차례중 23회의 기록문서이다. 이중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을 요약해 본다.
▷대동아 공영권◁
제2차 고노에(근위)내각의 고노에총리는 41년 1월의 귀족원 본회의에서 행한「국내외 정세에 관한 보고」에서 『지나사변에 이어 시급한 것은 대동아공영권의 건설 문제』라고 밝혔다.
고노에총리는 『남양(남태평양)을 포함한 대동아의 각민족을 구미의 제국주의로부터 해방하는 것은 건국의 이상에도 합치된다』고 의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 『일본제국으로서도 지금 우리의 세력권내에서 필요한 물자의 부족을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중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남방경영에 의해 소요물자의 보급을 확보해 장기전체제를 정비하는 것외에는 길이 없다』고 밝혀 동남아 군사진출의 목적이 「물자확보」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국내 광업생산의 증대를 위해서는 약4만명의 탄광노동자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조선노동자의 도입등과 관련해 현재 긴급 특별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조선인의 강제연행(징용)이 중앙정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추진됐음을 확인케 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41년 12월의 진주만공습을 약1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같은 보고에서 고노에총리는 『미 영과의 공동보조가 극히 곤란해졌다』며 『제국은 현상유지로써는 장래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제국주의의 세계재분할 전쟁」이라는 2차대전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전쟁은 결국 독일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시기에 대해서도 『내년 봄쯤에는 뭔가 새로운 전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극히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같은 일본정부의 믿음이 전후처리시의 이익을 겨냥한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졌음을 속기록은 뒷받침하고 있다.
▷군부의 득세◁
일단의 청년장교들이 정부에 대한 쿠데타를 기도, 각료를 살해하고 총리관저를 점령한 1936년의 「2·26사건」을 다룬 동년 5월1일의 비밀회의는 「반란군이냐, 아니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군당국의 자중이 국민적 요망」이라는 결론 아래 핵심인물의 처형으로 끝났다.
그러나 『군복을 입고 정치를 논하지 말라』는등의 반군발언이 이 회의를 고비로 자취를 감추는 등 이 사건으로 군부는 위협적인 존재로 득세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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