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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준고위급회담 「10억불 명문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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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준고위급회담 「10억불 명문화」 요구

입력
1995.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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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수로보단 「잿밥」에 눈독/「한국 중심」 인정태세 보이며 속셈 노골화/미 “단독결정사안 아니다” 수용불가 고수북한은 북·미간 준고위급회담이 종반에 이르자 경수로사업과 관련된 추가부대시설 요구를 다시 최대쟁점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그들의 관심과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를 서슴없이 드러내 보였다. 북한이 한국형경수로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상당부분 인정할 태세를 취하면서 내놓은 추가요구는 그들이 결국 「잿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북한은 더욱이 미측의 강력한 거부의사에도 불구, 10억달러 상당에 이르는 경수로 부대시설 제공을 이번 준고위급회담의 합의문에 명기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나아가 이러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핵동결을 해제함은 물론 냉각수조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겠다고 공공연히 위협까지 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최대의 전리품으로 챙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경수로 부대시설은 줄잡아 10여가지 항목에 이른다. 여기에는 경수로의 실제건설은 물론 완공이후 완벽한 가동을 위한 일체의 시설 및 장비, 나아가 사후보장과 기술인력지원까지를 포괄하고 있다. 경수로사업에 관한한 자신들은 빈손으로 받기만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은 경수로건설과정에 필요한 도로 및 항만시설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경수로 건설예정지로 알려진 신포에 원자로, 발전기, 터빈등 3백톤이 넘는 기자재를 하역할 수 있도록 특수접안시설을 갖춘 항만을 만들어주고 항만과 건설현장을 연결하는 진입로를 닦아달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와함께 경수로 건설에 필요한 양질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소규모 화력발전소의 건설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수로완공 이후까지 철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경수로운전 및 사고대처훈련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모의작동장치), 원자력전문 요원양성을 위한 고급기술 인력지원및 포괄적 기술이전 요구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뿐만아니라 경수로단지와 자신들의 기존 전력망을 연결할 수 있는 송전 및 배전시설 요구도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가는 항목이다. 북한의 요구중에는 경수로가동에 필요한 농축우라늄을 수입, 가공하기 위한 시설인 핵연료성형 가공공장건설이 포함돼 있다. 경수로 핵심기자재의 반입을 가능케하는 미국과의 원자력협력협정 체결이 들어있음은 물론이다.

북한의 추가요구 주장은 『미측이 돈많은 나라답게 특별배려를 해줘야 한다』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북한도 자신들의 요구가 국제적인 경수로사업 관행에 비추어 무리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가 북한은 한국형및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수용할지에 대해 1백%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미측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불가능 하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추가지원문제는 단순히 정치적 결단만으로 되는게 아니고 한·미·일 3국의 재정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미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미측이 한·미·일 3자협의를 바탕으로 북측이 핵동결해제위협은 물론 추가지원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회담결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콸라룸푸르=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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