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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의 반란」 생생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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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의 반란」 생생한 묘사

입력
1995.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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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과학공포물” 일 독서계 강타/세나 히데아키저 「패러사이트 이브」27세의 신인작가가 쓴 공포물 「패러사이트 이브」(기생체 이브)가 일본 독서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 소설은 제2회 일본공포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출간 한달만에 14만부가 팔렸고, 평론가들로부터 「일본 현대공포물의 출발점」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작가는 도호쿠(동북)대 대학원에서 약학연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세나 히데아키(뇌명수명)씨. 세포배양실험을 전공하는 그는 로빈 쿡(의학), 존 그리샴(법학)처럼 전문지식을 동원, 공포소설의 스릴과 첨단세포유전학의 묘미를함께 맛보게 한다.

이 작품의 공포와 위기의 실체는 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중요 구성요소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존재로 흔히 세포핵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DNA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수수께끼가 작품의 출발점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아득한 옛날 탄생한 호기성 박테리아의 후손이다. 이 박테리아가 십수억 년 전 인류의 먼 시조인 단세포에 침입했다. 처음 미토콘드리아는 자신을 증식시키거나 이에 필요한 단백질의 조달을 담당하는 유전자 암호를 자신의 DNA안에 갖고 있었으나 이같은 귀찮은 일을 맡은 암호를 핵유전자에 주어버리고 에너지 생산에 전념하게 되는 진화과정을 밟았다. 숙주세포는 에너지원인 당과 지방의 조달을 맡고 그대신 자신은 도저히 불가능한 고에너지 생산을 미토콘드리아가 해주는 공생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공생과 기생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이 작품은 미토콘드리아의 반란에 의한 공생관계의 파탄을 다룬다. 공생이 깨질 때 미토콘드리아는 기생체가 된다. 다음은 줄거리.

<생태기능약학 교수 나가시마 도시아키는 아내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자 절망 속에서 간세포 배양을 통해 상징적인 「아내의 영생」을 시도한다. 배양세포의 이름은 「이브」. 「이브」의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먼 선조로부터 「이기적 유전자」를 이어 받아온 위험한 존재다. 숙주인 인간의 지식을 습득하고 감정까지도 느끼는 고도의 지적인 십수억년간 잠복해 있던 반란의 음모을 실행한다. 하지만 결국 그 반란은 지혜와 사랑으로 와해된다>

전문적 수술과정과 세포배양등에 대한 치밀한 묘사가 읽기에 부담스럽지만 철저히 정통소설작법을 따르고 있는 고급 추리소설이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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