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논평하면 곧장 신랄한 반격 “끝없는 악순환”/정치판도의 무시 확인·증거도없이 인신공격까지민자당의 박범진, 민주당의 박지원 대변인은 세련된 풍모를 지닌 의원으로 사석에서는 인기가 높다. 그러나 두사람은 대변인 위치에 서는 순간 표변하고 만다. 그들이 주고받는 성명, 논평들은 정치판의 금도를 넘어선지 오래이며 「저질」이라는 꼬리표를 수시로 달고다닌다.
6월 들어서도 이들은 독하기 이를데없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지난 1일 박 민주대변인은 『좋지않은 정보를 공개하면 김덕룡 민자총장은 하루아침에 끝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 총장이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지역등권론,이기택 총재의 당무복귀를 신랄하게 비판한데 대한 역공세였다.
2일에는 민자당이 치고나왔다. 박 민자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대중 이사장이 박지원 대변인에게 김 총장을 매일 한건씩 인신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실은 민주당의 내부 제보로 알게됐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러자 곧바로 민주당의 「반격논평」이 또 나왔다. 내용은 『김 총장은 대통령지시를 받아 야당비난을 하는가. 민자당은 김 이사장에 대한 공포증에서 벗어나라』는 것이었다. 그는 또 『우리당은 매일 김 총장을 비난하지않았다. 민자당 주장대로라면 나는 항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두 대변인간에 오가는 이런 독설은 어찌보면 악성관행의 하나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설전에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들이 적지않다. 특히 『정보를 공개하면 누구는 끝난다』든지 『누가 인신공격을 지시했다』는 부분등은 명확한 확인과 입증이 전제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만약 이들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당 정치인의 도덕성과 인격은 땅바닥에 추락하고만다. 역으로 이런 논평에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는 공갈, 협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정치권은 대수롭지않다는 반응이다. 대표적 정치인들이 「비열한 인간」으로 비난받는데도 정치권은 사실을 확인해볼 의지도, 생각도 없는 것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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