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광복 50주년에 맞는 호국보훈의 달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 만큼이라도 살 수 있게 된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노력덕분이며 호국영령들의 음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베니스 비엔날레
그런가 하면 올해 6월은 「미술의 달」이다. 문화체육부가 정한 미술의 해인 금년의 6월에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주목할만한 두 가지 미술행사를 만나게 된다. 하나는 7일의 한국관 개관을 시작으로 10월15일까지 펼쳐지는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이다. 올해 1백주년을 맞는 이 행사는 현대미술 박람회와 다름없는 세계적 미술축제이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한국의 미술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고 꿈의 전시장이었으며 이 행사의 본무대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각국관 전시에는 보통 60여개국이 참가한다. 그러나 독립관을 가진 24개국을 제외하고는 베니스 시내에 있는 이탈리아관의 일부를 빌려 미술품을 전시해야 했다. 한국은 이번에 처음 25번째로 독립관을 갖추고 세계의 미술무대에 본격적으로 우리의 미술을 선보이게 됐으니 큰 경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행사가 열리는 카스텔로공원에는 더 이상 독립관을 지을 땅도 없다고 한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을 하는 한국작가는 모두 4명이지만 6월8일부터 10월15일까지 베니스시내에서는 특별전의 일환으로 한국의 중견작가 15명의 작품이 별도로 소개된다. 한국관이 전시기능보다는 건축미학만을 고려해 지어져 마치 카페 레스토랑같다거나 어항처럼 보인다거나 설계·건축과정에서 공론화나 공적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제 한국관전시는 성공을 거두어야 할 국가적 행사임에 틀림없다.
○청년작가 초대전
국내에서는 20일부터 7월4일까지 서울 백상기념관에서 제1회 한국일보청년작가초대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는 초대전과 공모전의 장점을 결합시킨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시부문은 한국화 서양화 조각·설치 판화등 4가지. 45세미만의 작가들로부터 팸플릿을 접수, 팸플릿심사를 통해 초대작가 25명을 선정한 뒤 작품제작을 의뢰해 이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우수작을 뽑아 표창하는 행사이다.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의 작가들은 오늘의 우리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보여줄 것이며 한국미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미술의 해에 걸맞은 의미 깊은 행사이다.
95미술의 해 표어는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생활」이다. 미술이 오늘의 우리들 삶에 무슨 의미를 가지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함축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미술계는 여전히 불황을 겪고 있으며 내년부터 부과될 예정인 미술품 양도소득세 문제로 더욱 위축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화랑가가 미술품 가격파괴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불황을 이겨보려는 안간힘일 것이다.
○두 전시회 계기로
이번에 열리는 두 전시회가 한국미술의 중흥과 세계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수많은 미술관계자들이 이미 베니스로 떠났다. 그 여행이 우리 사회에서 미술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누구를 위해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를 세계적 차원의 안목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미술창작은 본질적으로 개인차원의 작업이지만 그것은 사회전체 구성원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지향하는 창조활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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