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과 해경은 바다를 지키는 양대산맥이다. 서로 협조 보완해 가며 바다를 지켜왔다. 이러한 해군과 해경이 지난 30일 북한에 피랍된 제86우성호문제를 둘러싸고 혼선을 빚고있는 모습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이래가지고서야 바다경비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86우성호의 피랍은 한국형 경수로문제로 한반도 정세가 미묘한 때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돌출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했어야 했는데도 이를 막지 못한 아픔이 너무나 크다. 사회에 흐르고 있는 전반적인 이완현상이 바다경비에도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성호사건의 전말을 추적해 보면 이같은 현상을 살필 수 있다.
사건이 처음 전해졌을 때엔 86우성호는 중국에 나포됐다가 풀려나와 귀항중 피랍됐다고 했다. 그러던 것이 하룻만에 중국에 나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해군이나 해경이 처음부터 유도작전에 가장 중요한 우성호의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뜻한다. 현재는 우성호가 중국의 나포를 피하려 북으로 달아났다가 귀항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해경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성호가 아무리 레이더탐지권 밖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첨단장비를 갖추었다는 최신전투함이 3시간이나 교신을 하면서도 상대가 우성호가 아닌 엉뚱한 상선임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국방부의 부인대로 해군이 다른 배를 우성호로 오인해 항로를 잘못 유도했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 정확한 진상을 규명해 내야 할 것이다.
현재로는 해군이 다른 상선과 위치를 오인, 유도를 잘못했는지 우성호가 항로를 이탈해 피랍됐는지는 알 수 없다. 책임소재는 밝혀야 하겠지만 지금은 이보다 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게 됐는지를 조사 분석해 사건의 재발을 막는 일이 더 중요하다.
우리 바다가 불안하다. 해군과 해경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협조체제와 경비자세를 다시한번 가다듬어 바다를 완벽하게 지켜야 한다. 부족한 장비가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 교신중이던 어선이 북으로 피랍되는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군과 해경장비를 현대화하고 복무자세를 더욱 가다듬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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