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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치맛바람(장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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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치맛바람(장명수칼럼)

입력
1995.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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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위원회가 지난 5월31일 발표한 교육개혁방안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은 개혁의 큰 줄기에 공감하면서도 몇가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첫번째 걱정은 종합생활기록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떻게 지키느냐는 것이다. 종합생활기록부는 98학년도부터 대학입시와 일부 사립고 입시에서 필수평가자료로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기록인데, 과목별 성적과 석차·특별활동·봉사활동·성격 및 품성등을 자세히 적게 된다. 종전의 내신에 비해서 교사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많고, 학부모들이 돈봉투등으로 교육풍토를 혼탁하게 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교사들조차 학급당 학생수가 50명이 넘는 현실에서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난감해하고 있다. 앞으로 봉사활동 특별활동을 어떻게 지도하느냐는 것도 막연한 과제다. 교사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소리가 높지만, 절대적으로 학생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도덕성 이전에 평가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두번째 걱정은 새 입시제도가 과연 과외열풍을 잠재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국공립대학의 본고사가 폐지되면 국·영·수 중심의 과외가 일단 줄어들겠지만, 반영률이 커진 수학능력시험·논술·종합생활기록에 대비하는 과외가 성행하리라는 전망이다. 새 교육체제는 학력위주·명문대위주로 능력을 평가하는 뿌리깊은 사회풍토 개선을 겨냥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학교운영위원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는 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인사등이 참여하게 되는데, 학부모들이 이기심에서 벗어나 교육풍토 개선에 기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종합생활기록부의 공정성을 지키는 문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외를 파악하여 방과후에 학교안으로 끌어들이는 문제등은 중요한 과제가 될 만하다.

교육을 망치는 최대요소로 항상 공격만 받아온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을 좋은 방향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어머니들부터 교육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암기위주로 학생을 채찍질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창의력을 개발하여 날로 다양해지는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인재로 키운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치맛바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학부모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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