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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부분 이견여전 “막판 진통”/북·미준고위회담 어떻게 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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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부분 이견여전 “막판 진통”/북·미준고위회담 어떻게 돼가나

입력
199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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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설비 한국제작·미기업감리 의견접근/노형·한국기업 단독주계약엔 거리 못 좁혀콸라룸푸르에서 계속되고 있는 북·미간 준고위급회담이 1일로 2주째로 접어들면서 양측 협상안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직 대북 경수로사업의 핵심원칙에는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회담초반에 비해서는 타결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미는 1일 상당히 농도있는 실무자급 회담을 갖고 미합의 부분에 대한 절충을 계속했다. 또 의견접근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표현방법을 놓고 예비적인 문건화작업을 병행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미합의 부분이 핵심사안이어서 최종타결 여부 단언은 아직 이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양측은 이번 회담 의제를 경수로 노형선정및 중심적 역할결정으로 좁히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중심적 역할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중심으로 한 경수로사업의 계약구조에 상당한 진전이 있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원자로및 발전기, 터빈등 중요설비를 한국내에서 제작한다는데 합의하고 제작및 건설과정에서 한국이 거의 전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도 의견접근을 보인 것이다. 계약구조와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KEDO를 경수로공급협정을 체결할 사업주체로 인정하는 한편, KEDO내에서 미기업이 맡을 역할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기업의 역할범위를 확정하는 일은 유보된 상태지만 미기업이 대북접촉창구역할을 전담하고 경수로사업의 전과정을 감리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접근됐다.

한편 북한이 회담과정에서 한때 강력하게 요구했던 경수로 부대시설 부분은 회담의 걸림돌이 되지않도록 일단 주의제에서 제외시킨 것도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사안과 직결되는 경수로 노형을 경수로공급협정등에 표기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양측은 매우 초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에 제공될 경수로의 참조모델을 특정하지 않은 채 「KEDO에 의해 제공되는 경수로」라는 표현선에서 절충점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1일 회담의 분위기를 타결을 목표로 한 「벽돌쌓기작업」 또는 합의된 부분을 「거르는 작업」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이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양측이 경수로 노형을 확정하는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측은 「울진 3,4호기」를 요구하고 있고 북측은 울진형의 원모델인 미 컴버스천 엔지니어링(ABB-CE)사의 「CE-80+」를 주장하고 있다. 북측은 한때 울진형의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적도 있으나 미기업의 설계변경과 명칭포기를 요구, 결국 원칙적 수용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북한은 한국기업이 단독으로 주계약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고, 중심적 역할확보의 관건인 책임설계도 한국기업이 맡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울진형의 경우 미기업의 설계참여 부분이 7%가 된다는 점을 활용, 한·미가 공동설계를 하더라도 미의 대표성을 인정하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콸라룸푸르=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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