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일선고교, 고교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종합생활기록부 비상이 걸렸다. 97학년도부터 국·공립대학입시에서 종합생활기록부가 40%이상 반영되는 필수전형자료로 등장하게 되고 일부 사립대도 이에 동조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그 생소한 제도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교차하기 때문이다.종합생활기록부제도 채택에 대해 서울대를 비롯한 국·공립대학은 고교에서 보내올 종합생활기록부의 기록내용 즉 학과목별 점수, 특별활동과 봉사내용등을 어떻게 점수화할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전공학과에 부합되는 교과목별 가중치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이며 사실상 실력차이가 나는 고교의 격차를 어떻게 해야만 공정을 기할 수 있을 것이냐도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
사립대학들은 신입생 선발방식을 자율화했기 때문에 종합생활기록부를 전형자료로 쓸 의무는 없지만 서울대가 이를 필수전형으로 할때 전혀 무시할 수 없어 채택여부 자체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이 제도에 대해 일선고교 교사들은 처음 도입되는 종합생활기록부를 어떻게 기록할지를 모르는 상황인데다가 그것이 특히 국·공립대학 합격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교사의 사적감정이 개입돼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는데서 불안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불안한 심정은 교사들보다 훨씬 더하다. 본고사때는 수험생들이 국·영·수등 도구 과목공부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부터는 특별활동과 봉사활동도 잘해야 할 뿐 아니라 교사들이 과연 사심이나 감정을 배제한채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기준으로 기록해 줄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신성적이 없어진다 해서 환호성을 올렸던 학생들도 봉사활동과 특별활동까지 포함된 더 광범위한 새로운 형식의 내신제도에 얼떨떨해하는 표정들이다.
이러한 불안을 없애려면 교육부가 일선고교에 대해 종합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해 줘야 한다. 대학에 대해서는 점수화 모델을 개발해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그것을 미끼로 행여나 사심을 부릴 생각을 버리고 사도와 양심으로 교육개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학부모들도 치맛바람으로 생활기록부를 조작하려는 엉뚱한 생각은 아예 말아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의 양식과 상호 신뢰의 확립없이 이 제도는 성공할 수가 없다.
학생들은 학교공부와 특별활동 및 봉사활동에 충실하고 적성에 맞는 교과목을 집중 공부하면 대학 진학때 가중치 점수를 받을 수 있어 합격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적성발휘에 한층 노력하면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제도이니 유독 나만이 불안해 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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