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경협확대 새장열자”/“전자·조선·차 기술제휴땐 동남아진출 등 가능/양국축구사랑 일치… 한국월드컵유치 적극지원”산타루치아와 오 솔레미오, 로마의 원형경기장과 라스칼라등 대형 오페라 극장, 그리고 파바로티와 스파게티, 피자, 축구, 베니스와 곤돌라, 고급패션과 디자인…. 유럽의 반도국가 이탈리아는 우리에게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실체를 잘 모른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먼 나라이다. 59년 상주대사관을 동시에 개설한 이후 양국은 유대관계를 강화해 왔지만 아직은 서로에게 낯선 것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정치 경제개혁이 가속화함에 따라 이탈리아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짐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등 다방면에서 양국간 교류는 확대되고 있다. 이탈리아 공화국선포기념일인 6월2일(올해49주년)을 맞아 이탈리아특집을 마련했다. 먼저 귀도 마르티니 주한 이탈리아대사와 한이친선협회장을 맡고있는 정인영 한라그룹회장을 본보 정숭호 경제2부장이 만나 양국 협력의 현주소와 교류확대방안을 들어봤다.<편집자주>편집자주>
―정 회장께서 한이친선협회를 맡으신 동기는.
▲정 회장=자동차관계로 이탈리아 피아트사와 인연이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웠던 역대 대사들의 권유로 79년부터 협회일을 맡게 됐습니다. 친선협회는 이탈리아 곡만을 연주하는 코리안 심포니에타의 연례연주회를 매년 지원하는등 이탈리아 관련 문화교류활동에 주력하는 편입니다. 세계적 테너가수 파바로티를 초청, 한국에 무대를 마련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탈리아에도 한이친선협회와 같은 단체가 있는지요.
▲마르티니 대사=따로 단체는 없고 지난해 수교 1백10주년 음악회개최등 한국 대사관이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대사관에서 제의해서 그런 것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현재 미미한 양국경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 회장=이탈리아는 기술이 앞선 나라입니다. 특히 기계공업기술분야에서 동남아등 제3국으로의 합작진출도 고려해볼만합니다. 한라그룹은 태국등지에서 이탈리아 건설회사와의 합작을 추진하는등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마르티니 대사=양국은 오랜 역사 전통문화로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부임당시 상당한 예비지식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확인한 한국경제의 발전상에 놀랐고 양국관계가 동면상태라는데 또한번 놀랐습니다. 교역규모 세계 5위인 이탈리아와 12위인 한국의 협력관계치고는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양국교역은 잘되는 편이지만 상호투자등 경제협력은 거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경련 산하의 한이경제협의회는 89년6월 회동이후 거의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측은 경협확대의 일환으로 오는 9월 이탈리아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콘핀두스트리아(경단련)대표단의 방한을 추진하는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준비중입니다.
―한라그룹의 이탈리아사업의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은 무엇입니까.
▲정 회장=93년 세계적 소형 가스터빈 전문업체인 누보 피뇨네사와 기술제휴해 소형 가스터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누보 피뇨네사는 소형 가스터빈분야에서는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사보다 나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요. 때문에 최근 GE에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94년 5월에는 유럽최대 상용차메이커인 이베코사와 기술제휴로 충북음성 소이공단에 공장을 마련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자동차메이커인 피아트 그룹사인 이베코와 합작, 한라 이베코 22.5톤 덤프트럭을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습니다. 그밖에도 이탈리아 업체와 함께 중국에 시멘트공장 설립문제를 추진중입니다.
―한국기업이 이탈리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분야는 무엇입니까.
▲정 회장=여러 분야에서 가능하지만 자동차부품 화학 기계공업 시멘트등이 유망하다고 봅니다. 과거 피아트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유럽전역에 공급할 시멘트공장건설을 구상한 적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측이 한국기업과 교류할 때 유망한 분야는 무엇입니까.
▲마르티니 대사=제철 운송 환경 우주산업 공작기계 분야를 권하겠습니다.
특히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전자 조선 자동차분야는 기술협력을 통해 제3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6월2일 공화국선포일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마르티니 대사=이탈리아는 왕의 출생일이나 타국의 점령에서 해방된 날을 국경일로 삼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46년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선포된 의미를 강조합니다. 국민의 날로 인식하는 만큼 국내에서는 대통령관저인 그리날레궁이나 로마시장이 주관하는 공식행사등이 국민들에게 개방되고 각국의 이탈리아대사관들도 현지 교민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갖습니다.
―양국 국민의 공통점 가운데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유치에 나서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탈리아의 입장은 어떠한지요. 특히 마르티니대사께서는 월드컵유치위 명예위원으로 위촉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르티니 대사=최근 이탈리아의 유력 스포츠지에서 한국을 공식지원해야 한다는 논조의 사설이 실릴 정도로 월드컵한국유치여론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을 뿐이지요. 최근 세계적인 스타 바조가 소속된 유벤투스팀의 방한을 추진했으나 바조의 이적등 사정때문에 늦춰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유치위가 명예위원으로 위촉한 이유는 축구에 대한 개인적인 이력때문일 겁니다. 젊었을 적에 프로 1부리그에서 미드필더로 뛴 적이 있습니다.
―한라그룹은 지난해 재계 15위로 부상하는등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데 재계 10위권진입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정 회장=5년이내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투자를 많이 해두었고 올해부터 결실이 나오는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성장은 가속될 겁니다.
―한라그룹의 향후 역점분야는 어떤 것인지요.
▲정 회장=하나만 꼽으라면 우주항공분야입니다. 부피가 적고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형산업이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맥도널 더글라스사에 비행기날개를 납품하거나 인공위성 국산화사업의 발사체부문에 참여하는 것도 이를 위한 것입니다. 우주항공분야에서 이탈리아의 알레냐그룹과의 합작도 추진중입니다.
◇마르티니 대사
▲로마서 출생(58세)
▲로마대학 졸업
▲벨그라드 대사관 일등 서기관
▲마르세유총영사
▲주스리랑카대사
▲외무차관 비서실장
▲주한대사(94년2월)
◇정인영 회장
▲강원통천출생(75세)
▲일본 청산학원 졸업
▲현대건설대표이사
▲한라건설 대표이사
▲한라그룹 회장
▲한이협회회장
▲기리바티공 명예 총영사<정리=이재열 기자>정리=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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