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상화 평가속 혼란 우려/학생품성 객관적 평가에 고심/“공정성 의문” 치맛바람 걱정도정부의 교육개혁안이 발표된 31일 각 일선고교와 학부모들에게는 생활기록부 비상이 걸렸다. 일선 고교는 개혁안이 학교교육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급격한 입시제도 변화로 상당한 혼란이 뒤따를 것을 우려했다.
특히 대입필수전형자료로서 핵심사항인 종합생활기록부의 평가방법과 공정성 확보 여부에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일선 교사들은 교사대로 석차보다 성취도를 중시하는 생활기록부의 작성에 고민했고 학부모들은 과연 신뢰성과 공정성이 보장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번 개혁안이 첫 적용되는 고교 2학년의 담임교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입시지도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모습이었다. 개혁안에 따른 각 대학의 입시제도가 언제 발표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당혹감은 더했다.
일선고교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교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교육개혁안의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정오뉴스를 통해 본고사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개혁안이 발표되자 학교별로 희비가 교차하는가 하면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경문고 2학년 담임교사 정길섭(35)씨는 『학생들에게 수능등 학과수업과 봉사·특별활동등을 어떻게 배분하면서 지도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학급당 50명이 넘는 우리교육 현실에서 학생들의 품성을 객관적으로 평가, 점수화하기는 몹시 어려울 뿐 아니라 교사들이 합리적인 태도로 자신의 학생을 평가할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라벌고 임창섭(64)교장도 『내신성적조차 지역간, 학교간 격차를 고려하지 않아 불공정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만큼 종합생활기록부에 대한 공정성 확보방안이 히 제시돼야 한다』며 『봉사활동에 대한 평가기준은 일선학교마다 다르고, 대학마다 차이가 날 수 있어 공통적인 기준이 확보되지 않으면 큰 혼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봉투걱정을 더 해야 하는지,아니면 이번 기회에 봉투가 사라지는 풍토가 조성될 것인지 걱정과 기대가 엇갈렸다.고2 아들을 두고있는 정혜숙(45·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생활기록부는 절대평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교사의 자의가 더 작용하는게 아니냐』며 촌지봉투가 더 성행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상위권 재수생을 상대로 본고사 중심강의를 해오던 일부 입시명문학원들도 수업내용의 대폭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당혹해 했다. 서울 용산구 양지학원 수학강사 김태형(30)씨는 『종합생활기록부가 대입 전형의 주요자료로 활용되면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을 유도하고 학생들에게도 과중한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현주·박진용 기자>이현주·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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