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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급할것 없잖아요”/마땅한 비전없는 졸업은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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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급할것 없잖아요”/마땅한 비전없는 졸업은 사양

입력
199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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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모색기 1∼2년휴학 예사『대책없이 졸업만 해 놓고 보는 것보다는 확실한 비전을 마련해 놓고 졸업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죠』

대학 입학은 빨리 할수록 좋다. 하지만 대학 졸업은 시기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의 생각이다. 아직 사회에 나갈 준비가 덜 됐거나 시기가 취업등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아예 졸업을 미루어 버리는 현상은 이제 대학가에서 새삼스러운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한학기라도 조기졸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올해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진서(24)씨는 제대로라면 지난해 2월에 졸업했어야 했다. 김씨는 졸업반을 앞두고도 진로선택에 확신이 서지않자 미련없이 휴학을 신청, 해외여행을 떠났다. 충분히 여유있는 시간과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인생의 장기플랜을 세울수 있었던 그는 현재 D회사에 다니며 착실히 계획 실천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국사학과 4학년 최복규(23)군은 학생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고시공부를 하는게 낫다고 판단, 졸업을 미루고 있는 경우다. 대학가주변 고시촌마다 최씨와 같은 고의 졸업기피생들은 흔하게 눈에 띈다.

졸업시기 조절현상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많다. 사회인으로 책임을 져야할 나이에 성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마마보이들이 사회로부터의 도피처로 학교에 계속 미적거리는 경우도 있다. 또 학생신분을 최대한 활용, 과외아르바이트로 회사월급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챙기려는 얄팍한 동기도 가끔 지적된다. 게다가 후배 재학생들은 이들 선배들때문에 가뜩이나 비좁은 학생식당과 도서관이 더 붐빈다고 불평을 늘어 놓는다.

K대 박모(24·경제4)군은 『무엇보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장 적합한 공간이며 취직을 하고 사회인으로 진출할 경우엔 더이상 자기충전이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그런점에서 1∼2년 정도 사회진출의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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