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술렁이고 있다.많은 시민, 특히 스포츠인과 팬들은 요즘 살맛이 난다고 말한다.
부산에 활기를 가져다 준 요인은 바로 2002년 아시안게임 유치와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이라고 한다.
3만1백54명이 들어가는 사직구장은 연일 떠나갈 듯하고, 직장과 거리에서도 온통 프로야구 이야기라는 것이다.
지금 부산의 영웅은 2년간의 부상을 딛고 재기한 롯데 마스코트 박정태와 무명에서 벗어나 「거인 해결사」로 등장한 홈런선두 임수혁, 홈런 3위를 달리고 있는 신인 마해영이다.
부산은 스포츠 흥행에 있어서는 한국 최고의 황금시장이다. 92년 사직구장의 프로야구 입장객은 1백20만명으로 LG, OB 두팀이 홈경기를 한 서울 잠실구장의 1백12만명을 능가했고 80년대 프로축구가 침체됐던 시절에도 대우 로얄즈의 홈인 부산만은 평균 1만명이 몰려 썰렁한 타구장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사직야구장은 30일도, 31일도 만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부산이 전통적인 구도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땅히 갈 곳 없고 즐길 것이 없는 부산의 취약한 문화환경」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항구도시 부산은 외지인이 막연하게 동백섬, 태종대, 자갈치시장을 그리듯 낭만의 도시만은 아닌 것같다.
아시안게임 유치운동중 한 체육인은 『만년 야도로 찍힌 부산은 집권자나 중앙정부의 오랜 홀대로 다른 대도시에 비해 퇴보, 볼품없는 도시로 전락했고 문민정부가 들어온 후에도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도 꼭 아시안게임 유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통체증과 주택난등 열악한 도시환경, 빈약한 산업, 전국 최악의 공해등이 현재 부산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씨는 『부산의 스포츠는 신발산업의 도산후 유망한 선수들을 지원할 기업인들이 없어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려는 부산 시민들의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부산은 국제적 체육시설을 갖게 되는 것 외에도 도로건설등 각종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로 획기적인 도시 기반 시설을 갖추게 됐다. 부산시 출자 연구기관인 부산개발연구원은 부산 아시안게임의 개최로 인한 총 생산 유발효과가 무려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은 대회 유치과정서 자매도시인 타이완 가오슝과 과열된 경쟁을 벌여 결국 결연관계까지 끊는 대가를 치렀다.
2002년 아시안게임은 86·88과는 달리 민간주도의 작품이라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부산시민들의 뜻대로 7년후의 아시안게임이 도시와 시민의식의 선진화, 세계화에 기여하고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예술의 발전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체육부장>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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