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에 추가 긴급구속장/노사 첫 만남 이견 못좁혀검찰과 경찰은 30일 명동성당과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한국통신 노조간부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명동성당과 조계종 총무원측에 제시하고 집행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이택순 서장은 이날 하오 5시20분께 조계사를 방문, 총무원 문화사회부장 시현스님등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조지도위원 양한웅(36)씨등 4명을 포함, 농성중인 노조간부 7명의 인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총무원측은 『수배자일지라도 피난해 온 사람을 경찰에 인도할 수 없다』며 경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중부경찰서 최광현 서장도 하오 5시35분께 명동성당 사제관을 방문, 장덕필 주임신부에게 농성중인 노조간부 6명의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장신부는 『경찰이 성당에 들어와 구인영장을 제시한 자체가 성당 창건이래 초유의 사태로 성당측은 이를 공권력이 이미 들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명동성당측의 이같은 입장은 경찰의 영장집행 협조요청자체를 「공권력 투입」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신부는 『앞으로 농성노조원이 구인돼 가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사제단 차원에서 공동대응해 나가겠다』면서 『노조원들은 지금이라도 농성을 풀고 떳떳하게 법적으로 대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권력을 투입해 사태를 조기진화한다는 방침은 이미 서 있지만 종교계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검·경은 이날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한통 노조간부 64명중 사전구속영장 또는 긴급구속장이 발부되지 않았거나 검거되지 않은 전홍보국장 김태진(43)씨등 노조간부 10명에 대해 추가로 긴급구속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로써 지금까지 고소·고발된 64명중 ▲구속 6명 ▲사전구속영장 12명 ▲긴급구속장 17명 ▲긴급구속 2명 ▲불구속입건 5명 등이다.
한편 한국통신 노사는 이에 앞서 이날 분규발생 이래 처음으로 만나 사태해결을 논의했으나 양측 모두 기존입장을 고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통신 조백제 사장은 이날 상오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 종단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배석한 양한웅씨에게 현 집행부와는 대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양씨는 이에 대해 『회사측과 정부가 사법적인 처리를 유보, 현 노조집행부와 단체교섭을 재개한다면 단체교섭이 끝난뒤 사법처리를 받겠다』고 말했다.<박희정·양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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