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 신축자세 불구 북진의 아직도 베일/태도변화 하룻만에 추가양보 요구/“최대한 얻기” “결렬명분” 분석 엇갈려북한이 콸라룸푸르의 북·미간 준고위급 회담에서 29일 처음으로 한국형경수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를 수용할듯한 태도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30일 회담에서는 경수로 노형문제 이외의 부분에서 미측이 수용할 수 없는 추가 양보를 요구, 회담자체를 공전 시켰다. 북측은 극히 이례적으로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30일 회담을 45분만에 끝내고 미대표단을 배웅조차 하지 않아 한때 회담이 결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다. 회담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미측은 점점 더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북한이 한국형 수용을 시사했다는 판단은 한국형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미측의 설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이해를 표시했다는 데 있다. 북한은 29일 회담에서부터 한국형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현저히 낮추고 미국형이 아니면 안된다는 주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에 ▲경수로사업에 한국기업 참여인정 ▲경수로의 생산지 불문등을 연결시키면 미흡한대로 「한국형 및 한국의 중심적 역할」 수용에 한발 다가섰다고 판단할만도 하다.
그러나 북한은 경수로부분에서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보임으로써 미측의 발목을 잡아놓고 경수로사업에서 뿐만 아니라 북·미 기본합의문의 다른 부분에서 미측이 수용할수 없는 다양하고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경수로사업에 있어서 시뮬레이터(모의작동장치), 송·배전시설, 핵연료 가공공장, 항만 및 도로시설등 1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부대설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대설비 제공과 경수로 공급협정체결을 사실상 연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북한의 진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가장 희망적인 관측은 북한이 경수로 노형부분에서의 후퇴를 전제로 다른 부분에서 최대한의 양보와 추가지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형및 한국의 중심적 역할원칙을 완전수용하면 북한의 요구를 협상대상에 포함시켜 일괄타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입장이다.
또 한가지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부분타결을 목표로 경수로 노형 부분에서 신축적이면서도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다른 부분에서 미측의 양보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회담 계속의사를 표명하면서도 미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내놓아 회담결렬의 명분을 찾고 있다는 것이 가장 비관적인 관측이다.
결국 북한의 진의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회담의 성패가 좌우되겠지만 우리측은 가장 희망적인 관측이 적중할 경우에만 이번 회담의 타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콸라룸푸르=고태성 기자>콸라룸푸르=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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