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야 지구를 떠나라」. 오늘 제8회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정부와 관련단체가 제작, 배포한 포스터의 구호다.흡연으로 인한 폐해란 이제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로 숙지된지 오래다. 특히 90년대들어 각 직장과 단체들이 금연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호응도를 넓혀 관공서등 공공기관이나 병원, 항공기와 지하철등에서의 흡연이 금지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우리도 멀지않아 세계 제1의 흡연왕국이란 오명을 벗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날을 맞아 우리는 몇가지 충격적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그 하나는 이 행사주간을 기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조사·발표한 흡연으로 인한 폐암사망자의 급격한 증가추세다. 흡연인구의 계속 증가로 폐암환자의 사망률이 2005년엔 지금보다 3배이상 늘 것이 예상되고, 이런 추세라면 폐암사망률이 지금까지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위암을 앞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높은 폐암사망률은 30년전인 60년대의 연간 3백여억개비에 이르렀던 담배소비의 결과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놀라운 사실은 우리 청소년계층의 흡연확산문제다. 최근 한 조사결과를 보면 고교생의 22.8%가 흡연경력이 있는데다 그 중 31.4%는 지금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더구나 국교생 가운데도 6.4%, 중학생은 39.5%가 흡연경험이 있음을 실토할 정도다.
의학계에서는 흡연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비흡연자의 피해에 대해 더욱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마디로 흡연자보다 옆사람의 간접피해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담배를 피울 경우 실내공기의 80%가 생담배 연기로 오염된다고 한다. 더구나 생담배 연기는 흡연자의 폐를 거친 연기보다 인체에 더 해로워 간접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한가지 위안은 사회각계의 금연운동확산 노력으로 작년의 국내담배소비량이 21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사실이다. 젊은층의 흡연증가에 반비례해서 성인층을 중심으로 금연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얼마전에는 서울시의회가 담배자판기설치를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는등 제도적·법적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금연운동의 확산과 담배소비량감소,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이 앞으로 더욱 강력히 시행될 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흡연국의 오명을 벗을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
한가지 또다른 걱정은 담배소비는 줄고 있는데 외국산담배이용률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외화를 낭비하면서까지 백해무익한 담배를 과연 피워야하는 것일까.
93년 한햇동안 우리나라의 흡연손실은 통틀어 3조5천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추계로는 35년뒤 아시아에서만 흡연으로 1억명의 수명이 재촉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담배야 지구를 떠나라」는 구호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금연운동의 자발적 확산과 당국의 뒷받침을 더욱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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