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 첨단업체대학연구소 밀집/세금등 각종특혜 외국기업 적극 유치베이징(북경)의 「쭝관춘(중관촌)」은 공부벌레들이 몰려 있는 인근 베이징(북경)대와 칭화(청화)대 기숙사의 불마저 꺼진지 오래인 새벽까지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대륙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컴퓨터에 매달린채 밤을 고스란히 밝히는 탓이다.
중국인들의 희망을 담아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쭝관춘은 베이징시 신기술산업개발시험구내에 위치해 있다. 중국정부는 쭝관춘을 중심으로 주변 중국과학원및 첨단기술연구소등을 포함한 지역을 88년 5월 「신기술산업개발시험구」로 지정했다. 중국정부는 이곳을 시험구로 지정한 이후 간소한 기업설립절차, 소득세감면을 비롯, 중국내 경제특구에서와 같은 세제상의 혜택등 첨단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특혜를 부여했다.
시험구는 베이징시 중심가에서 북서쪽으로 20여 떨어진 하이디엔(해정)구의 대학들이 몰려 있는 지역에 있다. 이곳에 현재 등록된 기업은 4천개를 넘고 하루에 4개꼴로 새로운 기업이 생겨난다. 이중 외국투자기업은 9백여개로 투자액은 8억달러수준. 전자산업단지라는 명성에서 알 수 있듯이 입주기업의 절반이상이 컴퓨터와 관련된 전자업체이다.
쭝관춘은 시험구내에서도 대표적인 곳으로 일반인에게는 중국최대의 전자상가이자 전자산업단지로 더 알려져 있다.
컴퓨터판매상들이 몰려있는 쭝관춘의 남북관통도로 풍경만 본다면 우리의 세운상가나 용산전자단지와 다를게 없다. 하지만 관통도로에서 한발짝만 더 안으로 들어가 보면 대덕연구단지와 매우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안지방도 아니고 경제개방구도 아닌 베이징에 중국 최초의 시험구가 선정된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전자상가단지인 쭝관춘에 컴퓨터관련업체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보다 큰 이유는 고급인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8개 명문대와 중국과학원 등 과학연구소들이 이곳에 몰려 있다.
중국과학원과 산하의 20개 첨단기술연구소가 대표적인 연구소들인데 이 곳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자수만 1만명정도이다. 여기서 수소폭탄 원자폭탄은 물론 인공위성발사연구가 처음 이뤄졌다.
이밖에 시험구에는 베이징대 칭화대등 명문대출신의 패기만만한 20∼30대들이 사장겸 종업원으로 야망을 키우며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쭝관춘을 포함, 시험구의 임금수준은 일반국영기업보다 20%이상 높은데다 소프트웨어개발 등 신기술을 개발할 경우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어 매년 명문대졸업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시험구의 백미는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5가 넘는 거리의 전자상가로 2평 남짓한 해적판 소프트웨어가게에서부터 한해에 수천억위안(원)의 매출을 올리는 쓰퉁(사통)집단 리엔샹(연상)집단 등 크고 작은 전자업체들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 만난 칭화대 이공계출신 리수둥(이술동·26)씨의 말이 쭝관춘의 미래를 시사해준다. 『컴퓨터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준다. 12억인구의 1%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부와 명예등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나라고 빌 게이츠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베이징=이동국 기자>베이징=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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