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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중국의 포장마차 「소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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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중국의 포장마차 「소흘점」

입력
1995.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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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불야성… 150가지 음식 “푸짐”한국의 밤거리에 포장마차가 있다면 중국의 도심 밤거리에는 샤오츠디엔(소흘점)이 있다.

퇴근길 썰물같은 자전거의 귀가행렬이 잦아든 뒤면 한동안 어둡게만 보이던 중국 대도시들의 밤거리도 샤오츠디엔의 백열등 불빛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다시금 기지개를 켠다.

대로변에 줄지어 늘어 선 샤오츠디엔에서 『샤오삥(소병·호떡의 일종) 어지아오(이각·한화 20원상당)』를 외치는 소리며, 밖에 적힌 진티엔궁쭈어(금천공좌·오늘의 요리) 는 일찍 끝낸 저녁식사로 출출해진 중국인들뿐 아니라, 값싸고 다양한 중국 음식을 맛보고 싶어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반가운 풍정이다.

우리식으로 간이음식점 혹은 선술집이라 할 수 있는 이들 샤오츠디엔은 베이징(북경) 시안(서안) 등 도시 밤거리의 어디서나 접할 수 있다. 시안의 경우 85년무렵부터 중심가인 싱칭지에(흥경가)나 둥베이루(동북로)주변에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10여곳에 4백여개에 이르는 샤오츠디엔이 성업중이다.

반평남짓한 규모에 알루미늄 또는 유리로 칸막이를 한 샤오츠디엔의 화덕에서 즉석으로 요리되는 음식의 종류만도 각종 튀김을 비롯해 떠우즈(두즙·순두부) 쟈오추안(초권·중국식 도너츠)등 1백50여가지가 넘는다. 고급호텔격인 반점이나 레스토랑격인 찬청은 호주머니가 넉넉지 못해 가지 못하는 연인, 직장동료, 아이들 손잡고 나온 일가족 서너명이 5∼10위안(원)(한화 5백∼1천원)만 내면 술 한두잔을 곁들여 넉넉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그만큼 음식값이 싸다.

샤오츠디엔의 주인들은 이를 전업으로 하는 개체호(자영업자)들. 하오6시반께부터 장사를 시작해 자정을 넘어 새벽1시께까지 일하는 이들은 어림잡아도 한달 순수입이 2천여위안을 넘는 고소득자들이다.

시안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젊은이들은 이들 선술집을 야총회라고 부르며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야총회는 중국에서 젊은이들이 운집하는 디스코테크나 나이트클럽을 말하는데 서민층 젊은이들이 샤오츠디엔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시안=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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