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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달아오르는 「화약고」/건설경기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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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달아오르는 「화약고」/건설경기 심상찮다

입력
1995.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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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각종지표 증가율 제조업 추월/건자재값폭등·인력난등 「뇌관」곳곳건설경기의 회복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4월들어 건설투자지표들은 증가속도에서 마침내 제조업지표들을 일제히 앞서기 시작했고 때맞춰 주요 건설자재는 심각한 공급애로현상속에 가격폭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극심한 인력난속에 재개되는 각종 건설공사는 사회 전부문의 임금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 경기활황국면의 종료시점은 앞으로 길어야 1년. 경기가 확장말기로 다가서는 지금 건설경기에 자칫 「적정온도」이상의 불이 붙는다면 경제는 영락없이 「거품」으로 치닫는다는 것이 과거의 교훈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산업활동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건설투자지표인 국내건설수주액은 1년전에 비해 35.5%, 6개월∼1년후의 건설경기동향을 예고하는 건축허가면적도 45.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투자동향을 나타내는 국내기계수주(28.5%)와 기계류수입액(27.5%)증가율을 93년9월이후 19개월만에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두자릿수의 성장률지표만으로 건설경기에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공장·창고(2백89.6%) 기계설치(2백82.5%)등 제조업관련건축이 건설수주신장을 주도하고 건축허가면적의 증가도 공업용(73.9%)이 선도하고 있다. 2백만호 주택건설붐에 이끌렸던 89∼90년의 「거품경기」와는 다른, 비교적 건실한 경기회복이라 할 수 있다. 통계청도 『지금의 건설경기회복은 과거 2∼3년간의 부진에 대한 자연스런 반등』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상은 건설경기에 대한 우려를 배제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지표상의 고율성장은 제쳐두더라도 ▲철근 골재등 핵심 건설자재가 품귀(수요초과)를 빚으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지금같은 「완전고용」구조(4월 실업률 2.1%)하에선 최대 인력수요처인 건설부문에 더이상 추가노동력 공급여력이 없어 자칫 「임금인상 주도업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각종 공사가 줄이을 대형 선거마저 기다리고 있다. 경기의 정점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데 과열의 「화약고」같은 건설부문에 불을 댕길 「뇌관」들이 곳곳에 잠복해있는 셈이다. 재정경제원도 이미 『제조업활황이 건설부문으로 옮겨갈 경우 경기는 과열로 전환될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제조업주도형 경기임이 확실하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13.7%로 고율성장을 이어갔고 제조업가동률도 82%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머지않은 확장말기에 제조업성장이 수그러들고 건설활황에 속도가 붙는다면 희망하는 경기의 「연착륙」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경기의 거품은 부풀어오를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꺼지기 때문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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