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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민족교육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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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민족교육 위기

입력
1995.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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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농 급증따라 곳곳 폐교… 도시 중국학교로 전학도 늘어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동북3성에 개혁 개방바람으로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학생수가 급감, 조선족 학교들이 폐교하거나 운영을 못해 심각한 민족교육의 위기를 맞고있다.

뚠화(돈화)시 홍석향 조선족학교는 이 지역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교인데 현재 학생수가 1백70여명으로 86년보다 1백여명이 줄어들었다. 몇년전만 해도 학생수가 1백80여명에 달하던 훈춘시 잉안진 대황구촌학교는 지금은 학생이 12명 밖에 없어 교실이 텅비고 넓다란 운동장과 큰 교사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적막감만 감돈다.

학생수가 격감하는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후 농민들이 수익이 적은 농사를 버리고 연해지역이나 남방도시로 돈벌이를 하러 나가거나 한국으로의 노무송출, 출생률감소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고 중국당국이 최근에 호구단속을 심하게 하지 않는등 행정적인 통제가 완화된 것도 한 원인이다.

히룽(화룡)시 덕화진 용인촌은 80년대 한때는 인구가 1천2백여명이었으나 지난해말 5백명으로 감소되었고 최근에는 한해에 태어나는 신생아는 5∼6명에 불과하다. 또 뚠화시 홍석향은 총세대수의 21.9%가 마을을 떠났다.

헤이룽장(흑룡강)성 하얼빈시 인근 아성 오상 상지에는 조선족이 1만3천여명이 거주했으나 4백여가구가 도시로 이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성시 홍성량 해동촌의 경우 1백50가구중 절반가량이 농촌을 떠났고 국민학교 학생이 40여명밖에 남지 않아 학교운영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지역에는 전문적인 조선족 초중교원 양성기관이 한곳도 없고 최근들어 교사들이 농촌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훈춘시 모향은 현재 54명의 교사가 있는데 지난 88년 이후 31명이 전근을 했다. 이 기간에 신규교원으로 채용된 교사는 3명에 불과하다. 조선족 학교들은 합반이나 폐교를 하고 교육의 질이 저하되자 농민들은 아이들을 아예 도시의 중국학교로 전학시키는 사례도 늘고있다.

조선족 민족학교관계자들은 『많은 조선족학생들이 중국인학교에 전학하는 바람에 한글도 모르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등 민족교육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걱정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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