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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는 외국상품 각축장/초콜릿시장 미·영사서 95%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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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는 외국상품 각축장/초콜릿시장 미·영사서 95% 점유

입력
1995.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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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도 70∼80%가 외제 선전80년초 모스크바를 관광하던 한 미국인이 강도를 당했는데 이 강도가 돈대신 입고 있던 청바지를 벗겨 간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이 강도는 돈보다 미국제 「LEE」청바지가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당시 구소련에서는 청바지는 물론 외국제 상품을 사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고 말보로 담배와 스타킹이 주된 「뇌물」로 통하던 때였다.

하지만 요즘 러시아에는 외국제 상품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특히 수도인 모스크바에는 러시아전체를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기 위해 외국상품들이 러시를 이루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길가의 키오스크(간이판매소)에서부터 대형슈퍼마켓까지 상점마다 온갖 종류의 외제물건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치약 비누등 생필품과 고기 야채 과일등 식료품은 물론 최고급 의류와 구두 시계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이다.

TV의 레클라마(광고)역시 70∼80%가 외국상품을 선전하는 내용들이다. 시내의 대형광고판과 트람비아(전차) 트롤리버스등에도 각종 광고들이 촘촘히 붙어 있다.

모스크바의 경우 웬만한 가정이면 TV 비디오 냉장고 등 가전제품중 최소한 한가지는 외국제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모스크바 초콜릿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미 매스터푸드사와 영 캐드배리사가 양분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제는 단지 5%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매스터푸드사는 지난 한해동안 약 4억5천만달러어치의 초콜릿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프록터와 갬블사는 모스크바 세제시장을 70%정도 점유하고 있는데 ㎏당 1만5천루블(약 3달러)인 이 회사의 세제는 러시아제(9천루블)보다 훨씬 비싸지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모스크바는 러시아가 수입하는 외국상품중 약 4분의 1이 소비되는 시장이고 나머지 상품들은 러시아의 24개 주요도시에서 팔리고 있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시장에서 성공을 할 경우 러시아의 다른 도시를 공략하기는 한결 쉬워 외국의 각 기업들이 앞다투어 지사등을 증·개설하고 주재원들을 늘리고 있다.

상품판매 전략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TV 등 언론매체를 통하는 것이다. 지난해 1월 TV 프라임타임 광고료는 분당 1만5천달러였는데 외국기업들의 치열한 경쟁때문에 현재는 최소 4만5천달러로 인상됐다. 최근들어 특히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 민영텔레비전인 NTV는 광고를 하려는 외국기업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다. 신문 잡지등 인쇄매체 역시 정부의 재정지원축소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광고의 호황으로 숨통이 차츰 트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외국상품들이 러시아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기업인들은 자국산업보호를 위해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들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각종 규제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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