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수정과·사과주스 콜라·사이다 아성 공략/냉면·곰탕도 체인점화 서구형 가족식당과 대결백화점과 슈퍼마켓의 식품진열대마다, 거리 곳곳의 식당가마다 서구식품과 전통식품의 맛대결이 한창이다. 콜라 주스등 외국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음료시장에 식혜 수정과등 「신토불이」바람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고 햄버거와 스테이크등 서양요리가 장악했던 체인형 레스토랑에 냉면 곰탕등 토속브랜드가 속속 뛰어들어 대격전을 벌이고 있다.신세대의 입맛을 겨냥한 서구식품업계도 새로운 맛과 디자인, 기상천외한 광고와 이벤트등으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고 있다.
지난 22일밤에는 최근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가족식당 「플래닛 할리우드」의 개점을 축하하기 위해 공동출자자인 브루스 윌리스, 신디 크로퍼드등 초특급 스타들이 대거 방한, 화려한 판촉행사를 열어 외국브랜드와 전통브랜드의 대결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이후 식품업계에 신토불이 돌풍을 몰고온 주역은 식혜음료. 지난해 비락과 제일제당 큐후드등 10여개사에 불과했던 식혜업체가 올들어 해태음료 롯데칠성 코카콜라 남양유업등 무려 41개사로 늘어난것만 봐도 식혜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시장규모도 93년의 50억원에서 지난해 7배수준인 3백50억원으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2천억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식혜의 인기에 편승해 수정과와 사과주스 매실주스 유자주스등의 전통음료도 시장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상큼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있는 사과주스 시장에는 해태음료 경북능금조합에 이어 롯데칠성 매일유업 롯데삼강등이 참여러시를 이루고 있다. 농협은 매실주스와 유자주스에 이어 배주스 캔녹차등 전통음료의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콜라 사이다등 탄산음료의 수성작전도 만만치 않다. 롯데칠성은 허리에 차고 다니며 마실수 있는 박격포탄 모양의 사이다등 신세대를 겨냥한 상품개발에 적극적이다. 코카콜라 펩시콜라도 신세대를 위한 감성광고를 제작,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칠성의 실론티, 코카콜라의 네스티, 매일유업의 립톤티등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 켄홍차시장은 지난해 무려 1백5%의 신장세를 기록했고 롯데칠성의 레쓰비, 해태음료의 투데이스 시나몬·모카커피, 미원의 로즈버드레귤라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캔커피시장도 지난해 58.4% 성장했다.
전통과 서구의 맛대결은 음료시장을 뛰어넘어 가공식품분야에서도 가열되고 있다. 전북부안 진서농협은 지난달 미꾸라지에 고추 참깨등 18가지 양념을 넣어 특수위생처리한 시래기추어탕을 내놓았고 해태제과는 올해초 80㎖크기의 3백원짜리 식혜아이스바를 출시했다.
화인코리아는 호주에 레토르트타입의 한국산삼계탕을 수출키로 하는등 전통입맛의 세계화에 성공했다. 이밖에 죽과 국거리류 찌개류등 즉석식품은 간편한 아침식사용으로 인기를 모으며 서구식 스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전통과 서구입맛의 거리싸움도 치열하다. 적극적인 점포확대와 판촉에 힘입어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과 웬디스, 코코스, 스카이락등 외식업체들은 지난해 평균 45%의 외형신장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획기적인 서비스와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내세운 플래닛 할리우드, 판다로사, LA팜스등 서구형 가족식당(패밀리 레스토랑)과 통나무구이 치킨전문점인 케니로저스 로스터스등이 속속 밀려들어와 신세대를 매료시키고 있다.
이에맞서 냉면 곰탕 빈대떡등 전통메뉴도 체인점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의 세운상가 부근의 작은 매장에서 출발한 종로빈대떡은 단골고객의 요청에 따라 가맹점을 열기 시작, 현재 전국에 총 80여개점을 운영중이다.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 현풍할매곰탕은 87년 상경, 현재 서울에만 10여개의 체인점을 갖게됐다.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전주 한일관을 비롯해 강원도의 학사평두부, 강릉의 옛날집등은 지방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입성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보쌈 부대찌개 전문체인 (주)놀부와 림스치킨, 미가도시락, 한우리외식산업등 순수 국내브랜드들은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추는 동시에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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