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반도체 현지공장 설립 잇달아 발표/64MD램 선점노려 미사 인수놓고 맞대결도『아메리카를 선점하라』
현대전자와 삼성전자가 미국을 무대로 불꽃튀는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현대전자가 미오리건주에 세계 최대규모(13억달러)의 반도체공장을 짓기로 한데 이어 삼성전자도 현대와 비슷한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미국에 건립키로 방침을 확정, 국경밖에서 맞대결하게 됐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김광호 삼성전자부회장 윤종용 삼성전관사장등 전자소그룹 사장단은 다음달 중순께 약 보름간 일정으로 미국및 중남미를 방문, 미국내 반도체공장 건설계획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의 콜로라도및 텍사스, 오리건 지역중 한곳에 공장부지를 선정해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라며 『투자규모는 현대전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와 삼성의 미국진출은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시장인 미국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97∼98년부터 본격 형성될 64메가D램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양사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같은 규모의 미국투자계획을 세운데는 한치의 양보도 용납못하는 경쟁의식이 작용했다. 현대는 삼성의 미국진출계획을 사전에 감지, 선수를 쳤고 현대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삼성은 미국행일정을 앞당기고 당초 10억달러로 예정했던 투자규모를 현대보다 큰 15억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현대의 「미국전쟁」은 이미 2∼3년전부터 시작된 상태. 후발주자인 현대전자는 특유의 저돌성과 돌파력을 발휘, 외형에 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선두주자인 삼성을 바짝 추격해왔다. 이 과정에서 신기술을 보유한 미국기업 인수를 둘러싸고 양사가 맞부딪친 것은 당연한 결과. 특히 지난해말에는 삼성전자가 눈독을 들였던 미심바이오스로직(AT&T―GIS사의 비메모리반도체부문)을 현대전자가 전격 인수하는데 성공, 양사의 미국전쟁은 극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전후해 비메모리 전문업체인 미어레이사의 지분 20%를 인수한데 이어 화합물반도체업체인 HMS사, 멀티미디어업체인 재즈사, 통신용반도체업체인 IGT사등을 자본참여 또는 지분인수방식으로 잇달아 인수, 심바이오스로직을 놓친 「아픈 경험」을 씻었다. 또 지난 2월말에는 미대형 PC제조업체인 AST리서치사의 지분 40.25%를 인수키로 전격합의, 대미투자영역을 반도체 PC 멀티미디어등 전방위로 넓혔다.
현대전자도 91년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문업체인 미메타플로우사를 인수한뒤 지난해초부터 올해초까지 세계 컴퓨터 보조기억장치 분야 빅5에 속하는 미맥스터사와 TV/COM인터내셔널사를 인수하는등 선두주자인 삼성과의 전면전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투자에서 특유의 치밀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면 현대는 『49%의 승산이 있고 51%의 리스크가 있어도 투자한다』는 뚝심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과 현대는 지금도 첨단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새로운 「아메리카 작전」을 은밀하게 구상중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