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주민중 구출 5백명뿐/오하시 유정 대부분·송유시설 파괴/고베보다 강진 … 여진으로 구조지연28일 사할린 북부를 강타한 이번 지진은 주민들 대부분이 곤히 잠든 새벽 1시5분에 발생, 주민들은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건물더미에 깔렸다. 유주노사할린스크 구조본부의 한 관계자는 『가장 큰 피해가 난 네프테고르스크의 경우 64 가구가 살고있는 5∼7층짜리 아파트 19개동이 무너졌으나 단 한 명도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인구 3만5천명의 오하시는 5층짜리 건물 두 채가 무너지고 가구가 부서지거나 주택 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났다고 이 도시 오힌스크지구의 관리인 나힌 야룰린이 전했다.
그는 『42년간 여기에 살았지만 이처럼 큰 지진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은 여진이 두려워 집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지만 대혼란은 없다』고 말했다.
○…새벽에 첫 지진이 난 지 수시간이 지난 이날 하오까지도 생존자는 5백여명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지 구조반은 아직 2천5백명 이상이 실종 상태라고 전하고 있어 사망자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나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만도 1백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AFP 등 주요 외국 통신사의 보도는 매몰된 사람 숫자를 2천∼3천5백명으로 각각 달리 보도하고 있다.
○…네프테고르스크와 오하 등 이번 지진이 강타한 지역에는 첫 지진 이후 리히터규모 3∼5의 중간급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러시아 비상대책부가 밝혔다. 여진의 공포에 떠는 주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영하의 추위 속에 떨고 있는데 부상자 1백16명을 포함해 5백여명은 구조헬기로 소개됐다. 현장에서 구조된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쿠릴열도 대지진 때 이재민 수용소로 쓰였던 건물에 임시 수용됐다.
○…지진이 나자 러시아정부는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80명의 구조반을 28일 아침 특별기편으로 현장에 급파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30분마다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있다. 올레그 쇼스코베츠 러시아 제1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도 구성됐다. 러시아 정부는 긴급각료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캄차카, 이르쿠츠크, 치타 등에서 구조반을 동원해 현장에 급파했으며 국경경비대와 정규군을 더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큰 피해가 난 네프테고르스크 현장에는 2백명의 구조반이 도착했으나 짙은 안개와 영하의 기온, 중장비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유주노사할린스크의 민방위대 대장 아나톨리 코모팔로프가 전했다. 또 구조작업 지원을 위해 바닷길로 온 선박들이 안개 때문에 접안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그러나 외국의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유정 대부분과 오하시에서 네프테고르스크를 연결하는 송유관 15군데 이상이 파괴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어 니콜라이 보리센코 사할린석유·가스사장의 말을 인용, 일부 저장탱크에서는 석유가 새어나오고 있어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있다고 전했다.
○…올레그 쇼스코베츠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번 지진이 러시아 사상 최악의 참사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파괴 상태와 잠재적인 희생자로 볼 때 이번 지진은 가장 끔찍한 대재앙』이라고 말했다. 쇼스코베츠 부총리는 이날 하오 피해 상황을 직접 파악하기위해 현지로 떠났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가장 큰 피해가 난 네프테고르스크는 2천5백명 이상이 죽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80%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사할린의 다른 지역도 지진 피해를 입었으나 희생자는 없다고 말했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사할린 주지사에게 전문을 보내 지진 희생자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 애도전문에서 『네프테고르스크의 비극에 몹시 상심하고 있다』면서 이고르 파르쿠트디노프 사할린 주지사에게 이재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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