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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토론회 활성화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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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토론회 활성화해야(사설)

입력
1995.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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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선거든 유권자가 대표―일꾼을 올바르게 뽑기 위해서는 후보들에 관해 소상하게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지난주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이 서울시장선거에 나선 정원식 조순 박찬종 세후보를 초청, 마련한 특별기자회견(토론회)은 서울시민을 포함한 전국민이 TV로 시청한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선진민주국가들의 경우 선거운동이 후보나 정당의 일방적인 선전과 주장으로 끝나지 않게 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길게는 1∼2년전, 짧게는 수개월전에, 그리고 선거운동기간 중에 언론기관을 비롯, 각급 사회단체가 이들을 불러 인권 여성 낙태 청소년대책 복지 교통 공해등 공직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생각을 묻는 한편 경력, 특히 위법과 탈세여부, 대인관계등에 관해 철저하게 추궁하여 진땀을 흘리게 한다.

우리는 분명 민주주의의 틀을 도입했으면서도 이같은 후보심사과정이 삭제된채 선거때 불쑥 나타난 후보들이 일정기간 벌이는 요란한 운동만을 본뒤 투표를 해왔다. 따라서 검증없이 당선된 숱한 자격미달자들이 정치와 행정, 그리고 공직을 어지럽히고 또 얼룩지게 했음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뒤늦게나마 관훈클럽이 87년과 92년 대통령선거때 유력후보들을 초청, 공개토론회를 연 것은 뜻깊은 일이었다.

이번에 정·조·박 세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출마의 소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패널리스트(토론자)들은 국민을 대신해서 이들의 모든 것, 허실등을 추궁하여 국민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킨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하지만 후보의 경우 논리와 언변으로 예봉을 피하는데 급급하고 때로는 진솔한 답변보다 변명과 감정적인 반응을 보여 실망을 주었다. 그들이 과장과 위증 공약을 했다면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

토론자쪽도 아쉬운 점이 많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골탕먹이기에 역점을 둔 나머지 정치권과 유관된 것, 그리고 개인의 사사등에 초점을 지나치게 맞춘 나머지 중요한 대서울의 숙제인 교통 도로 물 환경 세금문제등을 소홀히 한 점은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일부 허점은 있었지만 관훈토론회가 선거에 앞서 후보의 모든 것을 규명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토론문화의 틀을 세운 것은 모두 인정해야 한다. 이어 있었던 KBS초청 세후보토론회와 오늘밤 SBS주최 인천시장후보초청토론 역시 의미있는 계기라 하겠다.

이제 새선거법은 81·82조에서 각종 단체와 신문·방송사의 토론을 보장하고 있는만큼 각 지역별로 후보를 검증하는 모임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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