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설희관여론독자부장우리나라 초중고교및 대학교육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꿀 정부의 교육개혁안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각 대학은 관련정책과 제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나름대로의 개혁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요자중심의 교육, 교육의 자율경쟁등이 강조되면서, 대학은 더이상 현재의 상황에 안주할 수 없게 됐다. 주어지는 자율의 크기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립대학총학장협의회 회장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으로 대학사회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중앙대 김민하(61)총장을 만나 바람직한 교육개혁방향과 사립대학의 당면문제및 위상제고를 위한 방안등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학생·학부모 중심 교육개혁을”/규제·지시일변도 정책 탈피 자율확대/「GNP5%」 예산은 개혁의 최소조건
―대망의 교육개혁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사립대학총학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사립대위상과 관련,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까지는 교육의 내용과 방식등에 대한 결정권을 교육행정기관, 학교, 교사등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행사해 왔습니다. 공급자 중심의 비경쟁적 교육관행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내용의 획일성과 경직성을 가져옵니다.
이제는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존중돼야 합니다. 교육에 대한 폭발적 수요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소비자 주권의 교육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와함께 규제와 지시일변도의 교육정책도 자율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고요』
―교육개혁안은 대통령이 공약한 교육재정의 GNP대비 5%확보방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교육재정은 어느정도 확보돼야 합니까.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는 교육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사립대학의 경우 국고지원을 늘리고 학교법인등에 대한 세제지원도 뒷받침돼야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GNP 5% 수준의 교육예산은 솔직히 말해 교육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입니다. 교육의 성패여부에 국가의 장래가 걸려있다는 사실만 제대로 인식한다면 재정확보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겁니다. 다행히 우리국민은 교육을 위해서라면 다소의 부담은 참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사립대학총학장협의회의 창립목적과 그간의 활동내용을 소개해주십시오.
『사립대학들이 상호협력을 통해 건전하고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 93년3월 발족됐습니다. 회원대학은 전국1백13개 사립대학(8개 산업대포함)으로 기회있을때마다 정부에 대해 ▲재정지원확충 ▲국고보조의 법제화 ▲대학자율화방안 ▲학교법인의 세제감면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행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해주시겠습니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75%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사립대학의 교육여건이 국·공립대학의 수준에 훨씬 못미처 매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학의 체제와 기능의 다양성결여도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합니다. 정원정책이 인력수요와 연계되어있지 못한 점도 문제입니다』
―교원부족현상과 대학생에 대한 교육비수준은 어느정도입니까.
『우리나라는 대학교원1인당 학생수가 38.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우에 속합니다. 특히 사립대학은 국·공립에 비해 1인당 10여명이 더 많지요. 대학생 한사람의 교육비는 약 3천달러 수준으로 선진국은 고사하고 대만이나 말레이시아 대학에 비해서도 2분의 1에서 5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사립대학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위한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신다면.
『첫째 전체 사립대학 예산의 10∼15%에 해당하는 지원액을 정부예산으로 확보하여 단기적으로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간 경쟁력확보차원에서 획기적인 예산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둘째 모든 대학은 민주적 공개과정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는 등록금을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하고 교육경비도 표준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1세기 다원화사회에 대응하고 교육시장개방등에 대비하기 위해서 사립대학총학장협의회가 구상하고 있는 대학의 다양화, 특성화방안은 어떤 것입니까.
『첫째 모든 대학교육단위는 학문이냐 직업전문교육이냐 실기기능교육이냐를 선택해 특성화해야 합니다. 교육의 목표와 내용은 물론 이수학점까지 다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두번째는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학과를 정리, 경쟁력이 높은 특정학과를 최고수준으로 육성함으로써 그 대학의 사회적 이미지를 높이는 방향입니다. 특히 교육법상 설치목적이 구분되어 있는 학부교육과 대학원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이 실제운용에 있어 한계가 분명하지 못합니다』
―대학재정확충문제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른바 「기여입학제」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의회의 공식견해는 어떻습니까.
『협의회의 일치된 견해는 아니지만 사립대학의 재정이 워낙 궁핍하다보니 기여입학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어느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사회 계층간 위화감조성과 대학간 빈익빈 부익부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상당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성적, 대학별고사등 여러방식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합니다. 같은 대학안에서도 단과대학과 학과별 특성을 고려해 다양하게 전형하는 것이 좋습니다』
―총장님의 좌우명은 무엇이고 교육철학은 어떤 것입니까.
『양심에 따라 행동하려고 애쓰고, 약속은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킵니다. 교육철학은 민족에 바탕을 둔 민주교육으로 선진교육을 지향하는 것입니다』<정리=최성욱 기자>정리=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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